신평호(농부)

 
 

어느 종교는 인간이 신을 닮았다고 한다. 나는 신이 인간을 닮아서 종교가 많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모두 다르듯이 신도 모두 다르다. 믿는 신이 다르니 종교가 다르고 많다.

인간다움은 다름을 존중하고 차별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종교다움은 다름을 존중하고 차별하지 않는다.

미국 중심의 극우 기독교가 설파하는 증오는 넘지 말아야 할 정치 영역까지 넘어와서 그들이 지지하지 않는 반대 정파를 적대시하고 증오하라고 부추긴다. 정치의 영역은 보편성이 전혀 없는 이전투구의 판이다. 종교가 정치를 가까이 할수록 타락하고 부패한다.

미국의 극우 개신교 활동은 매우 잘못된 범죄적인 종교활동이 많다. 이를 닮고 추종하는 한국 기독교의 일파들도 이미 그 종교성을 상실한 증오 집단으로 추락한 지 오래다. 자기들이 지지하는 정파의 모든 행동을 옹호하고 합리화하는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다. 종교를 빙자한 정치테러인 셈이다.

종교가 증오를 품으면 그 보편성과 인류애는 사라지고 일반적인 정치적 극렬분자와는 차원이 다른 극단적 행동주의를 낳는다. 이런 종교활동을 개인의 야망과 욕망을 달성하는 데 악랄하게 이용하는 이가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었다. 종교의 본질을 악의적으로 이용한 자였다.

종교가 지니고 있는 증오는 본질적으로 악에 대한 거부이다. 그래서 '절대악'을 세운다.

그런데 그 증오의 시선을 타 종교인과 반대 정파를 향하여 옮겨 놓으면, 그 증오는 다른 증오를 낳고 갈등을 초래하고, 사회 정의를 무너뜨리는 촉매제가 된다. 이를 정치에 이용하는 이들은 모두가 증오범죄집단에 동참하는 것이고, 일당의 정치적 야욕을 달성하고자 보편성을 상실한 종교와 더불어 사회를 극단적으로 분열시키는 해악을 초래한다.

'죽어서 천당 가자'는 말은 어찌 보면 죽어서까지도 영원히 종교 속에 인간을 가두어 두려는 잔인한 포획이다.

이는 극단적인 개인주의를 불러오는 부작용을 초래한다. 사회 정의에 눈감는 비정상적인 종교활동을 부추기는, 보편성을 상실한, 사회현상에 대해선 치매에 걸린 구호다. 그들만의 구원을 자랑하고, 나만 천당 가서 뭐 하겠는가?

죽어서 천당 가자는 말은 예수가 말한 적이 없다. 교회를 사업으로 키우려는 종교 사기꾼들이 지어낸 말이다. 죽어서 천당 갔는지 누가 아는가. 천당을 빌미로 매일 같이 '희망고문'을 자행하고 자금을 모으는 것이다.

지금 구원받아야 할 이들을 위해, 사회 정의를 위해, 공존을 위해 함께 할 마음부터 실천함이 참된 종교활동이다.

여러 가지 정치적, 역사적인 얼개가 있겠으나 극단적인 정치활동을 전개하는 중동의 IS 같은 것은 이슬람의 이름으로 파문해야 한다. 그것은 종교가 아니라 개인적, 집단적인 증오심을 해결하기 위한 정신착란적인 광신도 집단의 활동이다.

미얀마(옛 버마)나 태국의 비불교도들에 대한 탄압, 인도의 힌두교도들이 이슬람인들에게 자행하는 테러 등은 종교를 빙자한 정치 폭력이다.

한국의 일부 극우 기독교 집단이 벌이는 증오 범죄는 종교를 팽개친 극단적인 정치테러인 셈이다. 집회 자유 혹은 사상의 자유를 내세우지만 돈벌이에 혈안이 된 광신도 활동인 셈이다.

종교가 극단으로 치닫는 현상은 정상적인 사람들에게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종교의 허울을 빌어 집회 자유라는 이름으로 오늘도 폭력을 즐기는 이들, 민주주의를 어둡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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