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영화관 '해남시네마'가 다음 달이면 개관 1년을 맞는다. 지난해 7월 13일 문을 연 해남시네마는 군민들에게 30여 년 만에 다시 영상문화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안겼다. 군세(郡勢)에 남다른 자부심을 갖는 지역민에게 수십 년간에 걸친 '원정 관람'이라는 설움을 씻어주면서 개관 초기 타 지역 작은영화관의 모델이 될 만큼 사랑을 받았다.

그럼에도 해남시네마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의 한파를 비켜나기 어려웠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관객이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올해 3월 한 달간 영화관을 찾은 군민은 고작 811명에 그쳤다. 하루 26명꼴에 불과한 것이다. 다소 나아진 4월에도 1118명을 기록했다. 관객 수가 4~8명 등 한 자릿수에 그친 날이 5일에 달했고 100명을 넘긴 경우가 단 하루도 없었다.

다행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라지고 볼만한 대형작들이 속속 개봉되면서 지난달부터 점차 활기를 되찾고 있다. 지난달 관객 수는 5512명으로 전달의 5배에 달했다. 이달 들어서도 흥행작인 '범죄도시 2'를 앞세워 관객이 몰려들고 있다.

해남시네마는 관객이 뜸하면서 매달 수백~수천만 원의 적자에 시달렸다. 관객 수가 크게 늘어난 지난달은 오는 20일께 정산을 해야 확인되겠지만 손익분기점에 간신히 도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상황에서 우려되는 게 많다. 해남시네마(주)는 해남군 위탁을 받아 영화관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누적 적자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면 30여 년 만에 해남에 들어선 영화관의 미래도 장담할 수 없다.

우선은 운영사가 수익구조 개선을 위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마땅하지 않다. 물가는 전방위로 치솟으면서 운영비도 껑충 뛰었다. 직원 6명의 인건비는 물론이고 수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매점의 팝콘 등 원재료 가격, 전기료 등의 부담이 훨씬 커졌다. 운영사 측은 관객을 유도하기 위한 여러 대책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영시간대를 늘리고 영화관 내에서 민원서류를 떼거나 프린터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해남군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해남시네마는 영상문화 제공을 위해 해남군이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개관했다. 타 지의 작은영화관에서 보듯이 경영 악화가 지속되면 폐관의 수순으로 갈 수도 있다. 해남시네마가 존속되고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지역민의 사랑은 물론이고 운영사와 해남군이 머리를 맞대고 상생의 고민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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