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은 참 어려운 직업이다. 잘해야 본전이고 아홉을 잘하다가도 하나 잘못하면 난리가 난다. 민원은 넘쳐나고 제때 처리가 안 되거나 말도 안 되는 민원을 받아주지 않으면 생떼를 쓰거나 오히려 '갑질이니', '일을 안 하네' 하며 문제를 제기한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직업이 공무원이고, 공무원은 국민(군민)에 대한 봉사자로서 임무를 수행하는 자리이니.

지난 4, 5일 화산에서는 배수갑문에서 바닷물이 역류해 농경지 침수 피해가 났고 지난달 말쯤에는 해남천에서 관로가 터져 오폐수가 유입되는 사고가 났다.

바닷물 역류 사고는 수문 관리인이 문을 열기 전 담당 공무원에게 물어보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지만 받지 않았다. 휴일이어서 전화가 안 된 것이다.

해남천 오폐수 유입사고도 주민이 해남군에 신고했지만 제대로 민원 접수가 이뤄지지 않은 채 차일피일 미뤄졌다. 민원실에 했더니 휴일이라 담당자가 없어 연결할 수 없었다고 한다. 이튿날 했더니 군 행사 때문에 바쁘고, 그 다음 날에는 출장 때문에 바빠 현장에도 나오지 않았다.

해남군 복무 지침에는 비상근무를 제외하고 보통 휴일(토·일요일, 공휴일 등)에는 군청 안에 일직 3명(오전 9시~오후 6시), 숙직 2명(오후 6시~이튿날 오전 9시)을 두도록 하고 있다. 전체 공무원을 순환방식으로 일직과 숙직으로 배치하는 형태이다.

이번 두 사고의 공통점은 휴일에 담당 공무원과 연락이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물론 매뉴얼이 있겠지만 이후에도 제대로 연결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공무원들도 제대로 숙지가 안됐거나 담당 부서 차원에서, 그리고 중요 직책의 경우 비상연락망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휴일에 민원이나 사고 등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연락해야 하는지, 이후에 군이나 담당자가 어떻게 조치해야 하는지 다시 한 번 정확한 매뉴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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