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산초 이하린·하록·하름 남매
마을신문 만들고 종이학 선물
마을 유학생과 딱지치기 대회도

▲ 어머니 김하나 씨와 3남매가 마을 공동텃밭에 물을 주고 있다.
▲ 어머니 김하나 씨와 3남매가 마을 공동텃밭에 물을 주고 있다.

올해 1학기부터 서울에서 해남으로 농촌유학생활에 나서고 있는 3남매가 마을신문을 직접 만들고 마을 유학생들을 위해 딱지치기 대회를 열며 마을잔치를 주도하는 등 적극적인 농촌유학생활로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삼산초등 이하린(5년)·하록(3년)·하름(1년) 3남매. 이들은 지난 3월부터 어머니인 김하나(42) 씨와 함께 삼산면에 있는 무선동 한옥마을에서 농촌유학생활을 하고 있다.

▲ 3남매가 직접 제작한 '우리마을 신문'.
▲ 3남매가 직접 제작한 '우리마을 신문'.

3남매는 '우리마을 신문'이라는 타이틀로 도화지 2장, 앞뒷면 전체 4면으로 마을신문을 만들어 마을 사랑방에 붙여놓으며 마을 홍보대사 역할을 하고 있다.

직접 아이들이 기획부터 취재, 기사 작성을 하고 도화지에 기사와 사진을 오려 붙여 신문을 만들고 있다. 격주로 제작되는 신문은 벌써 2호가 탄생했다. 무선동 소식으로 삼산초 운동회를 전하고 무선동 사람들 코너에서는 윤문희 촌장을 인터뷰해 마을 촌장이 된 사연과 촌장을 하면서 뿌듯했던 점, 유학마을 발전을 위한 계획 등을 물었다. 또 자신들의 생각과 꿈을 담아 영화 소감이나 과학퀴즈, 자작시 등을 게재하고 다른 농촌유학생이 운영하는 마을 카페도 광고 형식으로 홍보하는 등 재미도 주고 있다. 기사와 관련한 사진촬영은 3남매의 어머니가 돕고 있다.

3남매는 "우리들의 얘기가 지역신문에 실린 게 신기하고, 서울에서 학교 다닐 때 가족신문을 만든 경험을 바탕으로 농촌유학생활의 또다른 즐거움과 추억을 함께 하고 행복한 유학생활을 표현하기 위해 마을신문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첫째 하린이는 전남 어린이 소방과학기술 경연대회 본선에 진출한 소식이 해남신문에 실리기도 했고 둘째 하록이는 자신의 꿈을 표현한 그림이 해남학생신문에 소개되기도 했다.

3남매는 또 지난달 무선동 한옥마을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는 유학생 10여 명을 위해 딱지치기 대회를 열었다. 직접 날짜를 정하고 대회를 알리는 전단지까지 만들어 붙였고, 마을 주민들은 학생들을 위해 상품과 간식을 후원하고 함께 대회를 즐기며 마을잔치를 열기도 했다.

이밖에 지난 3월 3남매 모두가 코로나19에 감염돼 격리됐을 때도 색종이로 종이학을 접어 모빌 등을 만들어 마을 주민들에게 싼값에 판매했는데 마을 주민들은 아이들의 행동이 귀엽고 기특했는지 추가 주문도 이어지고 있다.

다니는 차가 거의 없다 보니 마을 진입로에서 킥보드로 레이싱 경기를 펼치고 마을 앞 천에서는 개구리와 잠자리를 잡고, 마을 공동텃밭에 물을 주는 일도 이들에게는 일상이 됐다.

3남매의 어머니인 김하나 씨는 "서울에 있을 때는 학교생활이나 공부 따라잡기에 바빴는데 여기서는 마음 놓고 뛰어놀고 자신들이 기획한 일들이 주목받고 호응을 얻다 보니 행동 반경이나 생각의 주머니가 훨씬 커지고, 주인공이 된 것처럼 자존감도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씨는 "처음에는 아이들이 잘 적응할까 걱정도 했고 6개월만 있어 보자는 마음으로 왔는데 아이들이 서울 집에 가고 싶다는 말을 하지 않아 최소한 사계절을 다 즐기며 아이들과 농촌유학생활을 이어갈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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