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공사 늦어지면서 내부 마찰까지 불거져
소프트웨어 준비에 하드웨어 속도 못 맞춰

유기농업과 제철 농산물 등에 중점을 둔 중소농 육성으로 농업·농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추진 중인 해남군 신활력플러스사업이 혁신파크, 유기가공 공유공방 등 하드웨어 사업 지연 등으로 내부 마찰이 불거져 사업추진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신활력플러스사업의 기본계획을 수립한 박상일 해남군 농촌신활력플러스 추진단 단장이 사표를 제출해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활력플러스사업은 지난 2020년부터 오는 2023년까지 70억원(국비 47억원, 군비 21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가치먹거리 관계마케팅 플랫폼 구축·운영, 유기가공 공유공방과 밀키트 사업센터, 생태순환농업센터, 디지털 홍보센터, 공동체 혁신교육관 등을 갖춘 농촌공동체 혁신파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혁신파크는 폐교가 된 황산고를 리모델링하게 되며 그동안 유기·생태농업 교육, 레시피 개발, 공동체 구성 등 소프트웨어 사업이 착착 진행돼 왔다.

교육 등 소프트웨어 중심의 사업은 비영리단체인 해남군 농촌신활력플러스 추진단이, 공사 등 하드웨어 사업은 해남군이 맡으며 서로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구조다.

하지만 구 황산고 리모델링을 통해 조성될 혁신파크와 유기가공 공유공방 등 시설 공사가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면서 마찰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박상일 단장이 해남군에 사직서를 냈으며 군은 지난달 말 농촌신활력플러스사업 추진위원회 회의를 열고 사표를 수리했다.

박 전 단장은 "신활력사업은 민간과 행정 두 바퀴로 굴러가는 민관협치 사업으로, 공동체혁신파크, 유기가공 공유공방 등 시설사업이 세 번이나 연기되면서 그동안 준비해 왔던 인적자원 개발, 기술개발, 공동체 구성 등 소프트웨어와 호흡을 맞추지 못하게 됐다"며 "올해 가치시장에 선보이고 내년에 싹을 틔워야 중소농의 희망모델을 만든다는 당초 계획이 이어질 수 있는데 사실상 올해 시장에 선보이게 되지 못하면서 전체 계획이 무너진 상황이다"고 말했다.

유기농산물을 이용한 가공품을 만들 준비를 마무리해가지만 가공품을 만들 수 있는 시설이 없는 것. 또한 지난 2년 반 동안 담당자가 3차례 바뀌었으며 지난해 가을부터 사업의 불씨를 살려보려 했지만 행정의 협력을 이끌어내기에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실제 해남군은 올해 초 군정 주요업무보고에서 농촌신활력플러스사업과 관련해2월까지 실시설계를 완료하고 공사 착공에 들어가 오는 7월 준공한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아직까지 착공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이후에도 9월 준공, 11월 준공 등 계획이 계속해 늦춰졌다고 한다.

이는 오래된 건물의 경우 법적으로 내진설계를 반영해야 함에도 구 황산고를 혁신파크 추진센터 본관으로 리모델링하는 과정에 이 부분이 빠졌기 때문이다. 군은 뒤늦게 설계에 내진설계를 반영하고, 추가로 소요되는 10억원의 사업비는 지난 4월 해남군의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통해 확보했다.

혁신파크 리모델링 공사는 11월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신축해야 하는 유기 먹거리 가공공방도 이달 중 발주에 들어가 11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남군 혁신공동체과 김혁택 과장은 "시설사업이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식품특화단지 내 가공시설이나 위탁생산하는 OEM 방식을 검토하겠다"며 "단장직이 공석이 돼 당분간은 추진단 사무국 체제로 운영되며 이후 공개모집을 통해 단장을 선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 "신활력플러스사업은 기본계획에 대해 농식품 승인을 받아 진행되는 만큼 현재의 계획에 따라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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