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에서의 5·18은 특별하다. 그동안 5·18은 광주, 그리고 광주에서의 진상 규명에 모든 게 집중됐다. 그러나 전남, 그 중에 해남에서도 5월 당시 민주화 시위가 활발하게 이뤄졌고 광주와 똑같이 시위대에 대한 진압 명령과 투항자에 대한 조준사격, 암매장이 이뤄졌다. 전남에서의 5·18 진실을 밝히는 데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지난 12일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하 5·18조사위)가 출범 이후 5번째로 5·18에 대한 조사 결과를 내놓았지만 이번에도 해남지역 5·18과 관련한 내용은 없었다.

5·18조사위가 출범한 지 2년이 넘었고 그동안 해남을 여러 차례 방문해 해남신문 등에 보도된 내용에 대해 현지 조사는 물론 자료 수집과 추가 증언 확보에 나섰지만 성과는 없었다.

5월 당시 정확한 사망자 수와 향토사단에 의한 조준사격, 암매장 의혹 등은 여전히 미궁이다. 암매장과 관련해 지난해 6월 군부대 인근 예비군훈련장 주변 묘지에서 유골 2구를 발굴했지만 정확한 신원을 밝혀내지 못했고 추가 발굴이 계획됐었지만 감감무소식이다.

올해 들어 인력 문제 등을 이유로 5·18진상위원회의 해남 방문이나 조사도 슬그머니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5·18 역사는 해남의 자랑이기도 하다. 그래서 진실규명과 명예회복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최초 증언자 대부분이 사망했고 일부는 증언을 거부하고 있으며 당시 방위병 근무자들의 양심선언도 나오지 않고 있다. 그래도 우리는 이 작업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  

정부와 5·18진상위가 나서지 않는다 해도 우리가 5·18을 기억하고 진실에 다가가는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다시 한번 모두가 힘을 모아 해남의 자랑스런 5·18 역사를 기억하고 되살려야 할 때이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