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싣는 순서>

① 해남 청년유출 심각… 청년정책은
② 청양은 처음이지… 청년마을 만들기
③ 청년이 손대니 지역특산물이 달라졌다
④ 귀농 후배들 이끌어 주는 귀농 선배들
⑤ 도시청년 정착 돕는 강화유니버스

 

▲ 청양읍에 조성된 청춘거리 모습.
▲ 청양읍에 조성된 청춘거리 모습.
▲ 지난해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으로 진행된 '한달창업 in 청양군' 입소식.
▲ 지난해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으로 진행된 '한달창업 in 청양군' 입소식.

도시청년 유입코자 청년마을 만들기
한달 머물며 창업 지원 등 정착 유도

지난해 전국 최초로 '청년의 해'를 지정한 충남 청양군. 빠져나가는 지역 청년들을 붙잡고 도시 청년을 유입하기 위해 청년마을 만들기 지원사업을 비롯해 인구감소로 빈 상가가 늘어나는 등 침체되는 동네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도시재생사업과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으로 청년들이 모일 수 있는 '청춘거리'도 조성했다.

또한 청양읍 교월리에 조성 중인 공공임대주택 300호를 거점으로 인근 사회적경제 혁신타운 일자리와 연계해 청년층 자립과 네트워크 핵심 거점으로 활용하는 '내일이U센터'와 저렴한 비용에 쾌적한 주거 환경을 누릴 수 있는 '청년 쉐어하우스' 건립도 추진 중이다.

지난 2017년 인구 3만2837명에서 현재 3만547명으로 줄어든 청양군은 청년 유입을 통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다양한 청년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먼저 행정안전부 공모사업인 2021년 청년마을 만들기 지원사업에 선정돼 '한달창업 in 청양군'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국비 5억 원을 지원받은 이 사업은 청년협동조합 '청양사람(대표이사 이재영)'이 맡아 진행했다. 추진 주체가 청년들이다 보니 사업에 청년들의 목소리가 적극 반영됐고 이에 따른 일자리도 생겨났다.

'한달창업 in 청양군'은 청년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지역 특산물인 고추·구기자·멜론 등을 활용한 음식을 개발해 '청양의 맛있는 동네(청맛동)'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재영(29) 대표이사는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은 외지 청년을 유입하기 위한 한달창업 프로그램과 지역 청년들이 지역에 계속 머물 수 있도록 돕는 청맛동 빌드업으로 나눠 추진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고향은 청양이지만 학교 진학 등으로 초등학교 때 고향을 떠났다가 3년 전 귀향했다.

한달창업 in 청양군 사업은 지난해 1기와 2기로 나눠 각각 20명씩을 모집했으며 전국에서 198명이 신청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끌었다. 면접을 통해 선발된 참가자들은 한 달 동안 청양에 머물며 지역탐방, 아이템 개발 등을 통해 창업에 도전했다. 이 중 13명의 수료생은 한때 주민들로 붐볐던 청양다방, 운곡한약방, 화성양조장, 비봉방앗간의 이름을 그대로 가져와 청춘거리 안에 가게를 여는 성과로 나타났다. 이들의 정착을 돕기 위해 청양군은 농공단지와 충남도립대의 잔여 기숙사를 연계해주기도 했다. 올해는 도비와 군비를 들여 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파주시에 거주하다 한달창업 in 청양군 사업에 참가하고 현재까지 청양에 머물고 있는 이다정(27) 씨는 "창업을 준비하던 중에 친구가 SNS를 보고 청양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을 알려줘 참가하게 됐다"며 "도시 생활에 지친 청년들이 생각보다 많고 전국적으로 일정기간 지역에 머물 수 있도록 지원하며 정착을 유도하는 프로그램도 많아 한 두달 지역에 머물며 미래를 생각해보려는 청년들이 많다"고 말했다.

창업까진 성공했지만 시골 생활과 수익 등으로 안정적으로 정착하지 못하고 4~5명 정도는 다시 도시로 떠났다고 한다. 청양군은 창업을 이어가기 어려운 청년들에게는 지역 내 공공일자리 등과 연결해 주며 정착을 유도 중이다. 이다정 씨 역시 청년협동조합 청양사람의 사업기획팀 매니저로 취직해 청양에 정착한 상태다.

이재영 대표는 "감성적 판단으로 지역에 내려온 청년들은 정착하지 못하며 이성적 판단으로 떠나는 경우도 있다"며 "지역 내 소비 수요가 적어 모든 창업이 성공하기엔 한계가 있지만 이 청년들이 계속해 청양에 머물 수 있도록 청양군 지역활성화재단에서 운영 중인 네트워크 마을기자단, 사회적경제 활동가 양성 등 지역 일자리에 청년을 우선 배정해주는 등 후속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청양군은 청년문화를 전면에 부각하면서 구도심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청춘거리에 위치한 '누구나 가게'는 청양군 청년(만 18~45세)이면 누구나 6개월 동안 자신의 아이템을 가지고 직접 창업을 경험해 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청년창업 실험실이다. 청년들의 호응이 좋아 현재 2호점이 건립되고 있다.

셰어하우스 등 맞춤형 지원
빈 상가 활용 청년 거점 조성

청년층 자립과 네트워크 핵심 거점으로 활용할 '내일이U센터'도 청춘거리에 들어선다. 내일이U센터는 2021년 국토교통부 지역개발 공모사업 지역수요 맞춤지원 부문에 신청한 '청양연화 플랫폼 구축사업'이 선정돼 현재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내일이U센터에는 중간조직 청년지원센터를 비롯해 공유오피스, 커뮤니티 카페, 아이돌봄공간 등이 갖춰질 예정이다.

청양군은 지난해 9월에는 빈 건물로 남아 있던 한국전력 청양지사 사옥을 리모델링해 청년 스타트업, 예비 창업기업, 사회적 경제 조직의 안정적 성장과 창업 활성화, 일자리 정보제공, 구인·구직 상담, 귀농·귀촌 상담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는 청년창업·일자리정보센터도 운영 중이다.

주거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을 위해 청년 셰어하우스도 지난 2019년부터 운영 중이다. 청양군이 운영 중인 셰어하우스는 개인 방과 공용공간으로 거실과 주방 등을 갖춘 공동주택으로 20여 명이 입주해 주거 문제와 자립, 사회진출의 도움을 받고 있다. 이용 기간은 기본 1년으로 여건에 따라 1년 연장할 수 있다. 입주 자격은 청양군에 주소를 둔 만 18~45세 무주택자로 월 사용료로 5만 원만 내면 된다.

청양군은 쉐어하우스 외에 청년층 주거 편의 확대를 위해 청춘거리에 올해 완공을 목표로 블루쉽하우스도 조성하고 있고 공공임대주택 분양시 청년의 입주비중도 높여나갈 계획이다.

청양군은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올해부터 청년수당도 지급한다. 청양군에 3년 이상 주민등록을 두고 있는 청년 중 만 25세와 만 35세에게 1인당 60만 원을 지역화폐(모바일)로 지급한다.

 

| 인터뷰| 청년협동조합 청양사람 이재영 대표·이다정 매니저

 
 

"지역과 융합될 수 있는 창업 아이템 필요"

- 지난해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을 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첫 시도된 사업이다 보니 비교적 창업이 쉬운 음식점 위주로 진행됐다. 지역 내 수요는 한정돼 있어 지역상권과 겹칠 수밖에 없었다. 일각에서는 금방 떠나갈 외지 청년들에게 너무 많은 지원을 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역차별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주민들도 있는 것이다. 특정층을 지원할 때 상대적으로 지역주민들이 소외받는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지역이 화합할 수 있는 정책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

- 올해 청년협동조합의 계획은.

"한달창업 in 청양군 사업은 지난해 한 달 프로그램만 운영됐는데 올해는 2주, 4주, 2개월 등으로 보다 세분화해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는 도비와 군비를 지원받아 충남도립대학교와 함께 사업을 추진한다. '퐁당 청양'이란 사업으로 진행되는데 지역 상권과 겹치지 않는 혁신적인 창업아이템을 발굴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청년들이 강사가 돼 지역주민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문화가 있는 날도 올해는 확대해 주민들과의 만남과 교류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 전국 자치단체가 청년 유입을 위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어떤 부분이 강조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지.

"청년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지만 청년들이 자유롭게 소통하며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는 교육과 커뮤니티 활동 지원이 더 중요하다. 청년들도 문화예술, 창업, 디자인, 대중음악 등 분야가 다양하지만 한정된 예산에서 전 분야를 담아내려다간 오히려 효과를 내기 어렵다. 장기적 계획 속에서 선택과 집중으로 순차적으로 지원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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