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 마무리 단계서 바뀌어
매년 5억 적자에 활용도 낮아
공모 시 검토 부족 등은 지적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스포츠를 즐기고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인 복합체육문화센터가 장애인 특화형 수영장 건립에서 체육관으로 변경이 추진되며 뒷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실시설계가 90% 이상 완료된 상태지만 투자사업비 대비 실효성이 부족하고 특히 장애인 단체에서도 수영장보다 활용도가 높은 체육관으로 변경을 요청한 것. 군내에는 장애인복지관 옆에 다목적체육관이 조성돼 있지만 규모가 작다 보니 대회 유치 등이 어려워 장애인 체육대회를 유치할 수 있는 규모의 체육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해남군은 복합체육문화센터 사업에 대해 최근 재검토에 들어갔으며 실시설계 용역비 증가와 기간 연장 등의 문제점을 감안하더라도 활용도와 관리측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수영장형에서 체육관형으로 변경 추진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지난 2일 해남군의원 간담회에서 '복합체육문화센터 건립사업 변경계획'을 보고했다. 이번 사업은 지난 2020년 9월 문화체육관광부의 생활SOC 복합화사업 공모에 선정돼 추진된 만큼 조만간 전남도와 문체부에 공모사업 변경을 신청하고 받아들여지면 실시설계에 다시 들어가게 된다.

군은 해남읍 우슬체육공원 인근 1만2837㎡ 부지에 116억7000만원(국비 51억1200만원, 군비 65억5800만원)을 들여 장애인 수영장과 작은도서관을 건립코자 지난 2021년 6월 실시설계 용역에 착수했다.

하지만 실시설계 중 공사비를 예측한 결과 161억9000만원으로 당초 계획보다 41%가 증액돼 46억6000억원의 군비가 추가로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수영장 운영을 위해서는 안전요원 등 최소 9명의 고정인력이 필요해 운영비도 매년 7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우슬 국민체육센터(수영장) 수입과 비교했을 때 매년 5억원의 적자도 예상됐다.

특히 장애인 수영장 활용도를 위해 관련 단체들로부터 다시 의견을 수렴하는 등 재검토에 나선 결과 해남군장애인체육회 등 9개 장애인 단체 연명으로 장애인 수영장 이용을 희망하는 장애인 수가 많지 않고 관리상 문제 등으로 사업계획을 장애인 수영장에서 활용도가 높은 장애인 전용 체육관으로 변경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이에 군은 수영장 대신 체육관을 건립하는 것으로 방침을 확정하고 전남도와 문체부에 공모사업 변경을 신청할 예정이다. 사업이 변경되면 국비 지원금은 10억원 줄어드는 반면 군비 부담액은 자재비 등 건축공사비 상승에 따라 33억원 증액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군 관계자는 "수영장은 기존 시설을 이용할 수 있지만 장애인 체육대회 유치 등을 위해서는 체육관이 해남에 더 필요한 상황에서 장애인 단체들의 의견도 체육관으로 모아졌다"며 "사업이 변경되면 용역비 증액과 용역기간도 연장될 수밖에 없고 감사에도 자유로울 수 없지만 활용도와 관리측면을 재검토한 결과 사업변경이 타당한 만큼 관계 기관의 승인을 얻어 변경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생활SOC 복합화사업 공모는 수영장형(국비 50억원 지원)과 체육관형(국비 40억원 지원) 중 선택해 신청토록 한 만큼 해남군이 수영장형을 신청할 때 장애인 단체와 원활히 소통하지 못하고 사업 타당성도 잘못 판단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장애인 단체들도 먼저 수영장을 건립한 후 추가로 체육관을 지원받는다는 계획이었지만 사실상 중복지원이 어려워 이번 재검토 단계에서 체육관 건립을 요청했다고 한다.

일부 군의원들은 장애인 수영장을 요구하는 장애인들도 있고 재활과 치료 등의 시설로써 수영장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한 장애인 수영장 옆에 건립될 예정인 작은도서관의 경우 아동·청소년이나 차량이 없는 주민들의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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