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되찾은 마산 금자마을 주민 얘기꽃
공동체사업 일환으로 2개 공원 정리작업
정자에 모여 푸짐한 점심상… 선물도 받아

▲ 마산 금자마을 주민들이 공동체사업 일환으로 소공원 정리작업을 하고 있다.
▲ 마산 금자마을 주민들이 공동체사업 일환으로 소공원 정리작업을 하고 있다.

이웃을 만나도 조심스러웠다. 서로 눈인사만 하고 지나치는 게 어쩐지 어색하고 허전했다. 마을 회관에 모여 오손도손 식사한 기억도 아득하다.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코로나19의 사회적 거리두기로 빼앗겼던 일상이 조금은 더위를 느끼는 늦은 봄이 되어서야 되찾아오고 있다. 긴 터널을 빠져나와 다시 밝은 햇빛을 맞은 것처럼 마을에도 생기가 돌고 있다.

지난 25일 마산면 금자마을이 오랜만에 들썩거렸다. 마을공동체 사업의 일환으로 주민들이 올들어 처음으로 울력을 하는 날이다.

어르신과 청년 등 40여 명이 마을 앞 대공원과 뒤편 소공원 환경정리에 나섰다. 600여 평에 달하는 대공원과 500여 평 규모의 소공원에서 풀베기와 전정, 나무 가꾸기 활동을 펼쳤다. 젊은이들은 예초기로, 어르신들은 낫으로 풀베기를 하고 소나무, 동백나무, 황칠나무 등을 손질했다. 2개 공원 정리작업은 오후 3시가 되어서야 마무리됐다. 민성태 면장 등 면사무소 직원들도 찾아와 힘을 보탰다.

대공원의 2개 정자에 마련된 점심 자리는 주민 60여 명이 함께 해 잔치 분위기에 빠졌다. 이렇게 많은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식사를 한 지가 얼마나 됐는지 모른다.

돼지도 한 마리 잡고 쭈꾸미 회에 떡이며 과일 등 푸짐한 점심상이 차려졌다. 여기저기서 얘기꽃이 피어났다.

"오늘 울력이 없으면 일당 10만 원을 받고 고구마 심기나 순 자르기 등 일하러 나갔을 텐디, 마을로 봐서 수백만 원은 손해 본 셈이제." 한 주민이 넉살 좋게 한마디 한다. 농사철이 시작된 요즘, 일할 수 있는 주민은 대부분이 돈 벌러 나간다. 이날은 마을 행사로 치러지기 때문에 '기분 좋게' 일당을 포기했다.

마을 살림을 도맡아 하는 임창길(73) 총무는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마을 회관에 모이지도 못해 허전했는데 모처럼 얘기를 하며 정을 나누다 보니 살아가는 맛을 되찾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날 주민들에게 선물도 나눠줬다. 밀가루, 설탕, 국수, 계란 등 4가지가 건네졌다. 주민들은 "여성 이장을 뽑아놓으니 선물도 준비하고 꼼꼼한 일처리에 너무 만족스럽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8년째 이장을 맡은 김연심(69) 이장은 "금자마을 주민은 100명이 넘을 정도로 큰 마을이고 젊은이도 많아 항상 생기가 넘쳤다"며 "코로나 족쇄가 점차 풀리면서 다시 활기찬 모습에 힘이 솟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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