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후면 5월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5일), 어버이날이자 부처님오신날(8일), 스승의 날(15일), 성년의 날(16일), 부부의 날(21일) 등으로 이어지면서 달력이 꽉 찬 느낌이다.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빠져나온 듯한 분위기에서 맞은 어린이날의 행사가 오랜만에 풍성하게 열린다. 어린이날 당일 오전 10시 해남공룡박물관에서는  '새로운 100년, 희망으로 성장하는 해남 어린이'라는 주제로 제30회 해남 어린이 큰잔치가 3년 만에 대면행사로 열린다. 이번 행사에서는 어린이 헌장 낭독, 축하 퍼포먼스, 모범어린이 표창 등이 예정되어 있다.  VR(가상현실), 레이저 사격 등 각종 체험 놀이와 그림, 동요대회 등도 개최되는 등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솜씨도 한껏 뽐내는 자리가 마련된다.

올해로 100주년을 맞는 어린이날은 소파 방정환 선생이 '짓밟히고 학대받고 쓸쓸하게 자라는 어린 혼을 구원하자'며 만들었다. 제정 당시 1920년대는 어린이도 집안의 노동력 정도로 인식됐다. 지금은 바뀌었지만 사회의 한 켠에서는 여전히 힘든 환경에서 자라나는 어린이들도 많다. 여기에다 대부분 어린이는 방과 후에도 학원에 매달려야 하거나 컴퓨터나 휴대폰에 예속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여기서 부모나 어른, 우리 사회, 국가가 공동으로 고민해야 할 것이 있다. 우리 아이들이 물질적인 풍요 속에 살더라도 얼마나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지, 그리고 아이들의 성공한 삶을 위해 얼마나 다그치고 있는지를 말이다. 요즘 자라나는 어린이는 성적 위주 교육, 입시를 위한 스펙 쌓기 등에 내몰려 지쳐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어린이는 미래의 사회와 국가를 짊어질 꿈나무이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와 국가가 꿈나무들이 올바르게 자라나갈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어린이에 대한 관심, 사회적 돌봄, 따뜻한 공동체 역할을 강조한 속담이다. 아이를 바르게 키우기 위해서는 부모의 노력만으로 부족하고 이웃, 사회, 국가가 책임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출산율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해남에서 한 해 태어난 아이는 300명도 채 되지 않는다. 지난해 어느 면 단위에서는 고작 한 명만 태어났다. 이럴진대 어린이보다 더 귀한 존재가 어디 있겠는가. 

어린이날은 아이들이 꿈과 희망을 갖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부모, 사회, 국가가 사랑과 관심을 다시 새기는 날이다. 어린이에게 더 따뜻한 사랑을 쏟아 행복하고 올바르게 자라도록 우리 모두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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