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30대 중반의 남자환자가 찾아 왔다. 기침을 하고 콧물이 나고 두통이 있으니 감기인 것 같다고 하였다. 진찰 결과 역시 단순한 감기였다. 환자 기록을 보니 지난봄에도 비슷한 증상으로 약을 먹은적이 있었다. 처방은 작년과 비슷한 약으로 처방하였다. 그랬더니 약은 필요 없고 즉방으로 듣는 혈관 주사로 한방에 감기를 끝내달라고 주문하였다. 다들 알다시피 감기에는 특효약이 없다. 왜냐하면 감기는 바이러스가 발병을 일으키는데 일반 농양이나 상처에서 발생되는 세균의 경우는 죽이는 항생제가 있는것과는 달리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죽이는 약이 있기는 하나 인플루엔자 또는 에이즈환자와 같은 특이한 경우에만 사용하고 값도 엄청 고가의 약물이기 때문에 사용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어떤분들은 그럼 감기환자에게 의사들이 쓰는 약은 어떤 약들인가? 의문을 가지게 될 것이다. 약을 써서 병을 치료 하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이다. 하나는 원인을 치료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증상을 완화시켜 치료 하는 것이다. 감기의 경우는 후자에 속하는 것이다. 의사들이 사용하는 약들은 증상을 좋게 하는 약들 뿐이다. 즉 콧물이 나지않게 하거나, 두통은 가라앉게 하거나,고열을 낮추거나, 기침을 없애주고, 가래를 삭이는 약들이다. 그리고 기침을 할 때도 기침을 하도록 놓아 둘것인가, 기침을 없앨것인가를 판단해야 한다. 왜냐하면 기침이란 염증으로 인하여 자꾸 만들어지는 기관지내의 가래를 밖으로 배출 시키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무조건 기침약을 먹는 것은 좋지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증상을 좋게 한다고 해서 감기가 낫는 것은 아니다. 증상을 없앰으로써 저항력을 높여 감기 바이러스를 스스로 이겨 낼수 있는 최상의 건강상태를 만들어 스스로 이겨 내도록 하는 것이다. 이 환자에게 담배를 피우냐고 물어보니까 하루에 약 1갑정도 피우는데 요즘은 반갑정도로 줄이고 있다고 하였다. 나는 정중하게 설명을 드렸다. “감기는 사실 치료약은 없고 오로지 휴식과 영양섭취를 통해서 스스로 저항력을 키워서 치료합니다. 그리고 담배는 절대로 피워서는 안되고 다른사람이 피우는 연기도 피하는게 좋습니다. 간단히 말씀 드리면 감기의 치료는 의사가 약이나 주사로 하는 것이 아니라 아픈사람 스스로 하는 것이고 의사는 혹시 초래될 수 있는 폐렴, 중이염, 축농증 등 나쁜 합병증이 생기지 않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할뿐입니다” 사람들은 보편적으로 주사치료에 대해서 마술같은 치료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치료제 자체가 아예 없는 감기를 주사로 치료 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일이다. 의사가 주사제를 사용하는 이유는 먹는 약보다 흡수가 빠르고 먹는 약이 개발되지 않는 경우들이다.그러나 감기약으로 주사제를 사용하는 경우는 대개 소염진통제를 사용하거나 항생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진통소염제를 사용하면 감기로 인한 두통이나 몸살기운이 약간은 가라 앉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으로 감기를 치료할수 없으며 이정도의 효과는 먹는 약으로도 얻을수 있다. 다만 시간적으로 약간의 약효 발현의 차이만 있을뿐이다. 환자분이 때때로 선생님의 감기약이 진짜로 잘 듣는다고 칭찬하는 소리를 들을 때면 그냥 피식 웃으면서 다행입니다 하고 끝내면 그만이지만 감기약이 잘 듣지 않는다고 항의할때는 웃고 넘길 일은 아니라서 정말로 곤혹스러운 경우가 많다. 더구나 감기는 주사를 맞아야 단번에 듣는다고 주사제를 요구 하고 더 나아가서 혹시나 주사 거부반응으로 쇼크 부작용이 일어나서 심지어는 종합병원 응급실에까지 실려 가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는 단방의 혈관 주사제를 요구 할 때는 엄청 난감하다 . 우리 건강에 진짜로 필요한 것은 단방의 혈관 주사제로 모험을 하는것이 아니라 환자분들 스스로가 감기에 걸렸을 때는 이겨낼 수 있는 환경 즉, 담배를 잠깐동안 끊거나, 술을 절제하며 무리하지 않고 몸과 마음을 편안히 안정 휴식하고, 실내온도와 습도를 잘 맞춰 주고, 몸을 깨끗이 하고, 영양가가 많고 소화가 잘 되는 식사를 하며, 보리차를 많이 마셔 수분을 충분히 공급을 하는등 자기몸을 보물 감싸듯이 보살필줄 아는 환경을 만들어내는 지혜가 필요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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