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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보다 '가심비'
조효기 PD  |  bazo7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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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4.15  16:5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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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가성비의 시대였다. 내가 어떠한 선택을 하기에 앞서 투자 대비 성능을 따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찌 보면 그게 상식이고 당연한 거다. 하지만 최근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 시대가 바뀐 것을 볼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람들은 그것을 가심비(價心比)라 부른다. 가심비는 가격 대비 성능을 뜻하는 가성비에 '마음 심(心)'을 더해 변형한 말이다. 즉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감이 중요해진 것이다.

가심비는 금융권에서 먼저 나타났다. 국민은행이 작년 6월 출시한 방탄소년단 적금은 지금까지 총 23만 좌가 넘게 판매됐다. 적금 가입 시 방탄소년단 이미지가 담긴 통장을 받을 수 있고 데뷔날짜와 멤버별 생일에 적금을 납입하면 0.1%포인트 우대금리 혜택을 제공한다. 더 높은 금리의 금융상품이 있음에도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 스타가 광고하는 금융상품에 기꺼이 가입하는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남들이 보기엔 합리적이지 않은 의사결정이지만 내 마음에 들면 기꺼이 지갑을 연다. 가성비만큼이나 내 마음이 얼마나 흡족한지가 중요해졌고, 소확행(작고 확실한 행복), 나심비(내가 좋다면 가격 안 따짐), 탕진잼(돈을 마구 써서 기분이 좋아짐)같은 흐름의 연속인 셈이다.

요즘 편의점 출입문에 '포켓몬 빵 없음'이란 문구가 눈에 띈다. 밀레니엄 초에 핑클 빵과 함께 나왔다가 20년 만에 다시 나와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다는 사실이 놀랍다. 빵 가격이 1500원인데 그 안에 있는 포켓몬 스티커는 2만~5만 원에 거래된다.

과일 시장에서 비싼 샤인머스캣이나 망고토마토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고, 서울의 한 버거집에서 가장 비싼 14만 원짜리 버거가 매일 15개씩 판매된다고 한다.

이제는 가심비의 시대다. 이러한 가치 소비는 기업에도 큰 자극이 되고 있다. MZ세대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업엔 '불매운동', 착한기업이나 가게에는 '돈쭐'이라는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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