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산 땅끝해남식품특화단지에 들어선 수산식품 공장 전경.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냉동창고동, 가공시설동, 연구·홍보·체험동.
▲ 마산 땅끝해남식품특화단지에 들어선 수산식품 공장 전경.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냉동창고동, 가공시설동, 연구·홍보·체험동.

식품특화단지에 착공 1년만에 조성
냉동창고·가공시설·연구시설 등 3개동 구성
이사회서 자회사 계획안 부결… 가공시설 과제
가공·마케팅·수출 등 3박자 갖춰야 성공 안착  
연 40억 전복 군납품 입찰 전환에 미래 불투명

 

해남군수협이 해남의 주요 수산물인 김과 전복의 가공·유통 허브기지로 만들기 위해 조성한 수산식품 거점단지가 지난달 21일 준공 허가와 함께 본격적인 가동 채비에 나서고 있다. 마산에 위치한 땅끝해남식품특화단지에 들어선 수산식품 거점단지는 당초 지난해 말 준공 예정이었으나 3개월가량 늦어졌다.

이 사업은 지난 2018년 해양수산부의 수산식품산업 거점단지조성사업 공모에 선정되어 지난해 3월 공사에 착수한 지 1년 만에 완공된 것이다. 사업비로 국비 75억원, 지방비 45억원과 자부담 30억원 등 모두 150억원이 투입됐다. 1만5700㎡(4750여 평) 부지에 가공시설동, 냉동창고동, 사무실동 등 3개 건물이 들어섰다.

군수협은 전복과 김 산업 주산지인 해남의 수산자원을 활용한 수산식품산업을 육성하고 서남해안 체험·관광벨트와 연계된 5차 산업의 수산식품 거점단지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수산물 수매 증가와 환원 수매를 통해 지역 어민들의 소득을 높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산물 원재료와 가공품을 보관·관리하는 냉동창고는 준공 허가와 함께 가동에 들어갔다. 하지만 김과 전복을 가공하는 시설은 본격적인 운영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수산식품 거점단지의 본격 운영에 앞서 시설 현황과 운영 등을 알아본다.

▲ 가공시설에 들어선 김자반 이물질 선별기.
▲ 가공시설에 들어선 김자반 이물질 선별기.
▲ 식품단지 내 냉동창고.
▲ 식품단지 내 냉동창고.
▲ 전복탈각 작업대.
▲ 전복탈각 작업대.
▲ 조미김 생산라인.
▲ 조미김 생산라인.

△어떤 시설이 들어섰나= 수산식품 거점단지는 냉동보관시설, 가공시설, 연구시설 등 3개 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냉동보관창고는 김, 전복 등 수산물 원재료와 가공품을 냉동보관하게 된다. 준공 허가가 나면서 지난달 21일 운영에 들어갔다. 가공시설에서는 전복, 김, 김자반, 김 화입 등 4개 시설이 1, 2층에 들어섰다. 전복 가공공장은 현재 위탁하고 있는 군납품 전복을 위생적으로 상품화하는 공정을 거친다. 화입기 5대가 들어선 김 화입시설은 김을 보관하기 위해 습기를 빼내는 작업을 하는 곳이다. 조미김을 생산하는 김 가공시설에서는 2개 라인이 설치되어 있다. 또한 김자반 가공시설에는 이물질 선별기 1대가 설치되어 있다, 김자반은 그동안 해남에서 전국의 95%를 생산할 정도로 탄탄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 이에 당초 2대의 선별기를 설치할 예정이었으나 선별기 보급이 일반화되면서 1대로 줄였다.

△가공시설 가동시기= 4개 가공시설은 수산식품단지의 핵심이다. 하지만 아직 인력배치나 신규 인력채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다 원재료 조달이나 가동을 위한 시스템이 마련되어 않았다. 따라서 올 상반기 가동은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이런 준비과정을 거치면 하반기에나 본격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운영되나= 군수협은 당초 자회사를 설립해 수산식품단지를 운영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올해 초 이사회에서 자회사 설립안이 부결되면서 직영 체제로 전환하게됐다. 이사회에서는 냉동창고의 경우 이미 하고 있는 사업이고, 군납품을 하는 전복사업도 위탁을 했으나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우선 직영을 해보고 자회사 설립은 이후 검토하자는 입장이 주류를 이뤘다는 것이다.

△무엇이 과제이나= 그동안 자회사 설립을 통해 전문가를 영입하고 50명 안팎의 고용창출을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이사회에서 돌연 직영체제를 결의하면서 여러 문제가 발생할 우려를 안고 있다.

수산식품단지 핵심시설인 가공공장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가공, 마케팅, 수출 등 3개 부문이 원활하게 추진되어야 한다. 전국의 수협이 직영하는 가공공장이 성공한 사례의 사실상 거의 없다.

이는 수산가공품의 치열한 국내 시장 확보 싸움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선 수협이 나서 원재료를 구입할 경우 일반 기업보다 싼 가격을 제시하기 어렵다. 원재료 조달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나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가격 경쟁력 확보가 성공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마케팅 활동이나 수출시장 확보를 위해서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현재 매년 40억원이 넘는 전복 군납품도 점차 입찰 조달로 바뀌면서 미래가 불투명하다. 당장 올해 농수산물 군납품 20~30%가 입찰로 이뤄지고 내년 50%, 2024년 70%에 이어 2025년에는 모두 입찰로 조달된다. 이럴 경우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농수협은 입찰 참여 자체가 어렵게 된다.

해남군수협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수산식품 거점단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과제를 철저히 분석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자칫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험성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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