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규(진이찬방 식품연구센터장)

 
 

주민자치는 정치적 의미의 자치행정으로서 주민의 자치능력을 중요시하는 민주적이고 지방 분권적인 제도를 의미한다. 주민자치의 구체적인 개념은 '일정한 지역의 주민들이 자치단체를 구성하여 그 지역의 공공문제를 중앙정부로부터 간섭받지 않고 스스로 또는 그 대표자를 통하여 처리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풀뿌리 민주주의 현장인 마을에서의 문제를 주민 스스로 해결해가는 형태로 주민이 참여하면서 결실을 맺어가는 과정인 것이다.

해남군의 경우도 작년부터 주민자치에 대한 기본교육을 강화하고 주민자치 활동가를 양성하는 교육을 실시하며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현재 면마다 구성된 주민자치위원회는 올해부터 대부분 '주민자치회'로 전환될 예정이다. 주민자치는 동네의 일을 주민이 함께 논의하여 마을계획과 예산을 수립하고 주민총회를 거쳐 의제를 실행하는 주민대표 의사결정기구로서의 역할도 한다. 주민자치의 관리 및 운영에 관한 사항으로는 대표적으로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자치계획 수립과 이행, 민·관의 협력이 필요한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사항이 있다. 그 밖에 주민의 권리제한 또는 의무부과와 직접 관련되지 아니한 주민자치의 자율적인 조직과 운영을 위한 업무, 그 밖에 주민의 가치소양 강화를 위한 교육운영 등의 업무를 한다.

필자가 속해있는 옥천면 주민자치위원회의 경우 의제를 발굴하고 실행을 위한 분과활동이 비교적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33명의 자치위원들이 5개 분과에 소속되어 활동하고 있다.

현황을 보면 제1분과가 '한눈에 반한 농업분과', 제2분과가 '세상사는 사람들의 복지분과', 제3분과가 옥천면의 상징인 '만대산분과', 제4분과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사회분과', 제5분과가 '우슬재분과'로 나뉘어 활동하고 있다. 분과별로 주민자치의 역량강화활동계획을 수립하여 주민자치의 실천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분과장의 주도로 매월 분과회의를 통한 의제 발굴에 대한 노력을 하고 있다. 전문가 컨설팅을 받아 주민자치활동과 장기발전실행계획을 일정대로 진행하기도 한다. 아울러 지방자치 활동과 관련하여 모범을 보이고 있는 사회적 농업과 마을기업우수사례 마을을 현장 방문하여 체험을 통한 주민자치 활동을 배우고 있다.

필자가 속한 복지분과는 올해의 추진사업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노인을 대상으로 한 가정환경정리를 목적사업으로 하고 있다. 일상생활에 필요한 부분이 고장 난 경우 노인이 고치기 어려운 항목을 찾아 수리하고 보수하여 불편이 없게끔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노인들이 수행하기 힘든 이불 세탁은 대형 세탁기가 장착된 차량을 이용하고 오래된 전구나 전열기는 점검해서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물이 막히거나 누수 부분이 있는 수도꼭지는 교체하고 고장 난 문고리는 수리해서 사용에 불편이 없도록 하고 있다.

주민자치는 일상생활에서 주민들이 원하는 사소한 부분부터 현장을 찾아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주민자치의 힘은 주민 스스로 문제를 의식하고 해결해 나갈 수 있다는 의지를 갖고 실행에 옮길 때 발휘될 수 있다.

그동안 지방정부의 자치활동은 항상 관의 주도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원하는 만큼 주민들의 의사가 반영될 수 없었다. 이제는 주민 스스로 원하는 사업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꿰뚫어 진행해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중요한 시점이다. 주민자치의 확대에 관한 해남군의 의지가 적극적이므로 올해에는 많은 부분이 주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계획되고 실행에 옮겨질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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