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8일 코로나 검사를 받기 위한 주민들이 보건소 자가검사소에서 대기를 하고 있다.
▲ 지난달 28일 코로나 검사를 받기 위한 주민들이 보건소 자가검사소에서 대기를 하고 있다.
▲ 조사관들이 확진자에게 전화해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
▲ 조사관들이 확진자에게 전화해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

코로나 대응 격무… 오로지 사명감으로 버틴다

2년 넘게 보건행정 업무에 코로나 대응까지 쌓여 
'잠 한 번 푹 잤으면' 새벽 출근에 칼퇴근은 사치
감염병대응팀장 1월 연장근로만 250여시간 달해 

해남군보건소 감염병대응팀 직원들은 매일 오전 5시 30분 정도면 출근한다. 전날 의뢰한 코로나19 PCR 검사 결과가 새벽에 통보됨에 따라 직원들이 나눠 수십 명에 달하는 확진자들에게 이를 신속히 알리고 곧바로 격리해 확산세를 줄이기 위해서다.

코로나19 확산세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일선에서 불침번 역할을 하는 해남군보건소 직원들의 새벽 출근은 주말·공휴일 할 것 없으며 벌써 2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칼 퇴근'은 엄두를 못 낸다. 당일 처리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다 보니 가족들과의 외식, 휴가 등 평범한 일상은 사치가 된 지 오래다. 코로나 대응 주무부서인 감염병대응팀 직원들이 지난 1월 야근·주말·공휴일 근무로 신청한 연장근로시간만 평균 200여 시간, 김숙경 팀장은 250여 시간에 달한다고 한다. 소은영 보건정책과장도 현재 교육 중이지만 수시로 보건소에 나와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실정이다. 보건소 직원들의 소원은 코로나 사태가 하루빨리 안정돼 하루만이라도 푹 쉬고, 가족과 함께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것이다.

지난달 28일 찾은 해남군보건소. 최근 코로나 방역 대응체계가 고위험군 위주의 PCR 검사, 재택치료, 자기기입식 조사서 작성 등으로 개편됐지만 확진자 증가세에 업무 과부하가 심각한 상태다. 업무에 치여 신규로 채용된 직원 2명은 최근 사직했다고 한다.

보건소는 확진자가 발생하면 동거가족 격리 안내, 증상 유무 등을 우선 확인하고 집중관리군, 일반관리군 분류를 비롯해 중증자를 위한 병상도 요청한다.

주차장에 마련된 자가검사소에는 보건소 직원 2명과 군부대에서 지원 온 장병 6명이 주민들을 안내하며 자가검사를 돕고 있다. 정부 지침상 자가검사는 검사용 면봉을 자신이 직접 코 속에 집어넣는 등 스스로 해야 하지만 군은 고령자가 많은 지역의 특성과 검사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매일 인력을 배치해 검사하고 있다. 자가검사소를 찾은 주민이 하루 600~700명 정도지만 확진자가 치솟을 때는 1000명 넘게 검사를 받고 있다.

자가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주민은 PCR 검사를 받게 된다. 여기에 요양시설 등 고위험군은 정기적으로 PCR 검사를 받게 돼 있어 PCR 검사자만 하루 평균 500여 명에 이른다. 확진자 동거인 등 신속히 결과를 얻어야 할 검체는 오전·오후로 나눠 2차례 보건환경연구원으로 보내진다. 검체 이송도 보건소 직원들이 맡고 있다. 녹십자와 씨젠 등 민간에서 운영 중인 조사기관에서는 오후 6시께 모아진 검체를 수거해 가 다음날 새벽쯤 보건소로 결과가 통보된다. 검사를 받으려 매일 밀려드는 차량과 주민들의 안내도 보건소 직원들이 맡고 있다.

보건소 2층에 마련된 역학조사실에는 전파력이 높은 오미크론 변이의 급속한 확산에 따라 늘어나는 확진자들의 접촉자를 파악하고 확진자에 대한 기초 역학조사를 실시한다. 역학조사관들은 확진자에게 연락해 인적사항을 비롯해 증상 및 기저질환 여부, 동거가족 정보 등 32개 항목에 대해 조사해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조사 항목이 14개로 축소되고 확진자가 스스로 입력하는 자기기입식 역학조사로 변경됐지만 고령자가 많은 지역의 특성상 역학조사관이 전화를 걸어 일일이 물어보고 기재해야 하는 실정이다.

확진자 치료체계도 재택치료가 중심이 되면서 재택치료상담센터도 24시간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는 재택치료 생활수칙과 재택치료 기간, 의료기관 안내, 비대면 진료 등을 안내하는 등 확진자의 궁금증을 상담해 주고 있다. 특히 확진자가 처방받은 약을 약국에서 수령해 전달해주는 역할도 맡고 있다.

확진자 중 60대 이상, 40대 이상 중 기저질환자, 면역저하자 등이 속하는 집중관리군 주민들에게 산소포화도 측정기, 체온계, 종합감기약 등 건강키트 전달도 보건소가 맡고 있다.

고위험군에 대한 4차 예방접종도 시작됨에 따라 보건소는 예방접종팀도 꾸려 요양시설 등에 찾아가는 접종도 실시하고 있다. 해외입국자를 나주역에서 격리장소까지 수송하는 역할도 보건소가 담당하고 있다.

보건진료소는 운영을 중단하고 검체 채취, 예방접종 등에 나서고 있고 보건지소도 필수인력을 제외하곤 코로나 대응 업무에 투입된 상태다. 코로나 사태로 방문보건사업, 건강증진사업 등은 중단됐지만 보건소내 일반진료와 치과, 한방을 비롯해 예방접종, 각종 증명서 발급 등 보건행정 업무는 계속되고 있다.

안형주 보건소장은 "코로나 대응 업무가 많다 보니 3월에도 주말과 공휴일에도 출근하자고 직원들과 이야기된 상황이다"며 "직원들 모두 우리가 고생하는 만큼 확진자를 줄이고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사명감으로 솔선수범해주고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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