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만큼 재미없는 대선이 있었나 싶다. 과거 선거에서 볼 수 있었던 '무상급식', '복지국가' 등 정책으로 팽팽하게 맞서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이른바 누가 더 비호감인가를 따져 물으며 실소를 금치 못한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민주당은 과거 사이가 안 좋았어도, 정치적 신념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포용을 통해 모두를 껴안는 분위기다. 반면 국민의힘은 여전히 유권자를 갈라치기 하며 혐오에 따른 분노가 자신들의 표로 응집하길 기대하는 모양새다. 젠더, 안보, 색깔론 등으로 혐오를 만들더니 이제 코로나19 확진자를 녹여낸 음모론까지 꺼내 들었다.

마지막 토론회가 열렸다. 종편을 포함해 9개 채널에서 동시에 토론회를 생중계했고, 1·2차와 같이 30%가 넘는 시청률이 나왔다. 하지만 '혹시나' 했던 기대는 이번에도 '역시나'였다. 앞선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보는 내내 불편함과 불쾌감이 가시지 않았고, 토론회를 마친 후에도 그런 감정의 찌꺼기는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한 경제 유튜브 채널에서 후보들을 한 명씩 불러 정책을 검증했던 방식이 좋아 보였다. 전문가들의 질문에 소신있게 답하는 모습을 보며 시청자들은 후보를 평가했고, 수많은 댓글로 프로그램을 응원했다.

한 야당 후보가 사퇴하며 또다시 정권교체를 외친다. 과연 국민은 정권교체를 원하고 있는 걸까? 부동산으로 대표되는 정부의 실책도 있지만, 세계 10위 경제 대국, 세계 6위 수출국으로 선진국 입성, 2021년 수출 사상 최고, 레임덕 없는 대통령 지지도는 조금만 검색해보면 확인 가능한 사실이다.

여론조사만 봐도 이번 대선의 향방은 샤이 보수와 샤이 진보의 선택에 달렸다. 전통적으로 2030 여성과 실리를 추구하는 중도층, 호남표는 선거 막판에야 결집하고 지지후보를 결정했다. 건강한 보수, 건강한 진보는 '닥치고 정권교체'에 응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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