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기 이후 쌀값이 지속적인 내림세를 보인다. 정부가 뒤늦게 시장격리를 발표하면서 쌀값이 오를까 조금이나마 기대를 걸었던 농민들은 최저가격 입찰방식을 비판하고 있다.

통계청이 조사한 산지 쌀값은 수확기 시작인 지난해 10월 5일 20kg 정곡 기준 5만6803원으로 9월 25일보다 2987원 올랐다. 햅쌀이 나오면서 반짝 가격 상승이 있었으나 수확기인 12월까지 지속적으로 가격은 하락했다. 수확기 평균 산지 쌀값은 5만3535원이었다.

수확기가 마무리된 지난해 12월 28일 정부는 2021년산 쌀 20만톤을 시장격리할 것을 발표했다. 하락하는 쌀값을 안정시키겠다는 것이었으나 정부 발표에도 쌀값은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지난 8일 기다리던 정부 공매가 이뤄졌지만 20만톤 중 14만5280톤이 낙찰됐고 5만4720톤은 유찰됐다. 정부의 공매도 기준가격 아래로 써낸 사람 중 낮은 가격을 제시한 순으로 물량을 사들이는 최저가격 입찰방식으로 진행되면서 계획된 물량을 채우지 못하고 마무리됐다.

이번 공매에서 조곡 40kg 기준 평균 낙찰가격은 6만3763원이었다. 이 가격은 정선비, 건조비, 포대비 등을 제외하면 6만1000원대로 산지 가격보다 낮아 계획된 물량을 채우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해남군농민회는 지난 21일 더불어민주당 해남지역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비판했다. 해남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농민단체들이 정부의 이번 양곡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이제 진정한 쌀값 안정을 위해 낙찰되지 못한 잔여 물량과 초과 생산된 물량 등 약 12만5000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할 때이다. 정부가 지난 공매와 같은 방식을 고집한다면 농민들의 불만과 분노는 더욱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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