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군서 꿀벌 1억 마리 오리무중
작년부터 사라져… 원인규명 나서

꿀벌들이 집단으로 사라지면서 해남의 36개 양봉농가에서 5954군(벌통)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2만여 군의 30%에 이른 것이다.

이에 따라 관련 기관에서 시료를 채취해 피해 원인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해남군 축산사업소에 따르면 해남에는 91개 농가에서 2만여 군의 양봉을 키우고 있으며, 이번에 36개 농가의 5954군(벌통)에서 일벌이 집단으로 사라지는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1개 군에 2만~3만 마리가 서식하고 있어 1억 마리 이상이 사라진 셈이다.

벌통에서 일벌들이 사라지는 현상은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됐으며, 봄을 앞두고 월동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일벌들이 집단으로 없어진 사실이 확인됐다.

이번 조사에서 토종벌을 키우는 10개 안팎의 한봉농가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꿀벌이 집단으로 사라지자 농림축산검역본부, 농촌진흥청 등의 관계자들이 지난 7일 피해농가를 방문해 의견을 듣고 시료를 채취해 피해원인 조사에 들어갔다.

또 해남군 축산사업소는 지난 11일 강진에 위치한 전남동물위생시험소에 시료를 보내 원인 규명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해남군 축산사업소 관계자는 "14개 읍면 양봉농가에서 벌집과 죽은 벌, 살아있는 벌을 수집해 전남동물위생시험소에 시료를 보냈다"면서 "정작 조사대상인 일벌들이 사라져 원인 규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를 입은 벌통에는 일벌들은 모두 사라지고 여왕벌과 몇 마리 벌들이 뭉쳐있다"며 "무리를 먹여 살리는 일벌이 없으니 남아 있는 벌들도 결국 곧 폐사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양봉농가들은 꿀벌이 집단으로 사라진 원인에 대해 노제마병이나 날개불구병보다는 기후변화, 농약 등으로 주장하고 있다. 이어 조속한 피해원인 규명과 정부의 피해보상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해남군은 올해 꿀벌산업 육성 1억3000만원, 화분 6000만원, 채밀카 4250만원, 천연밀랍 4400만원, 기생충 구제약품 4500만원 등에 모두 3억2300만원의 예산을 들여 꿀벌 육성과 말벌퇴치사업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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