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전남대 경영학과·2년 문내면)

 
 

지난해 말 인생에서 변곡점이 될 수 있는 보고서를 읽었다. 바로 테슬라의 비즈니스 모델에 관한 글이다. 앞으로 살아갈 세상은 지금과는 다른 엄청난 변화가 있겠구나라는 생각에 두려움이 들 정도였다. 달리 생각해보면 테슬라가 변화시키고 있는 세상은 아직 우리에게 보편화되지 않았고, 그렇기에 지금이 기회라 여겨져 심장이 두근거렸다. 전기차 선두업체인 테슬라가 구축하고 있는 생태계, 그 지각변동으로 변화될 세상에 대해 공유하고 싶다.

'사람-말-내연기관', 인류가 걸어온 이동수단이다. 이 중 사람의 두 발이 가장 긴 역사이고 다음이 말이다. 이에 비해 내연기관은 불과 150년에 그친다. 그러나 환경측면에서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환경문제가 우리의 목을 옥죄고 있다. 그래서 화석연료의 내연기관에서 지속가능한 자원을 활용하는 동력으로 바꾸자는 움직임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또한 1970년대 석유파동을 분기점으로 지역편중이 심한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고자 각국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상대적으로 환경오염이 덜한 LNG에서 이제는 아예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전기차 시대로 넘어온 것이다. 그런데 왜 수소차 등이 있는데 친환경의 대표주자로 전기차가 부각되는 걸까. 바로 경제성 때문이다. 자연 그대로의 수소를 이용하는 것이 더 친환경적이지만, 수소는 인프라 구축에서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여기에 비해 어디든 깔려있는 전기선으로 인해 전기차가 더 주목되고 있다. 따라서 기업마다 전기차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지금 전기차 선두업체는 테슬라이다. 그런데 시장은 테슬라를 전기차 제조사가 아닌 아마존, 구글과 같은 데이터 플랫폼 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테슬라가 구축하려는 비즈니스 모델을 이해하면 이유를 알 수 있다.

우리는 모든 것이 데이터화 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심지어 웨어러블을 통해 수면시간까지 데이터화 되고 있다. 이런 데이터들은 데이터 기업에게 제공되어 또 다른 소비시장을 개척하는데 이용된다.

그러나 데이터 기업들이 기술장벽으로 인해 아직 진출하지 못한 영역이 있다. 바로 '이동 데이터'이다. 이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기업이 테슬라이다. 전기차는 테슬라가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디바이스일 뿐이다. 테슬라는 이 디바이스를 배터리, 딥러닝, 위성, 태양광 등을 통해 더욱 공고히 하고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비즈니스로 실행하고 있다.

인간은 태초부터 생존을 위해 이동하는 삶을 살아왔다. 테슬라는 이동을 데이터화하려 한다. 이런 움직임은 현대차, 폭스바겐 등 기존 자동차 제조사뿐 아니라 애플, 삼성 전자기기 업체, 구글과 같은 플랫폼 업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 변화는 아이폰이 가져다준 혁명보다 더 클 것이라고 짐작한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두려움 속에서 희망을 보는 것이고 준비를 하는 것, 그리고 그 미래를 반갑게 맞이하며 주도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변화를 전문가의 일이라 단정 짓는 것은 매우 안타깝다. 미국 벤처투자자 피터 틸은 이런 시대일수록 인문학적 소양, 즉 문과적 소양이 중요한 시대라 했다. 기존의 평가에 잠식되지 않고, 그 평가와 스스로를 분리시켜 마음에 평정심을 회복하고 객관성을 유지하려 노력했다. 이는 변화의 두려움을 동기로 바꾸어 주었다. 그 시작은 변화를 알고 이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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