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무가내식 항의에 업주들 하소연
QR코드 인식기 없는 식당도 있어

▲ 식당 관계자가 QR코드 인식기 사용 방법을 시연하고 있다.
▲ 식당 관계자가 QR코드 인식기 사용 방법을 시연하고 있다.

해남읍에 있는 '늘조은콩나물국밥' 식당은 식사 시간 때만 되면 전쟁을 치른다.

방역패스 유효기간 제도가 지난 3일부터 시행돼 접종완료자도 6개월이 지나 추가접종을 하지 않을 경우 출입을 할 수 없게 돼 공폰에 앱을 다운받아 출입문 두 곳에 QR코드 인식기를 설치했다.

그나마 가족들이 함께 운영하는 곳이다 보니 둘째 딸인 김혜교(24) 씨가 나서 들어오는 손님들에게 'QR코드 인증해주세요'를 외친다. 일부 손님이나 노인들은 QR코드가 뭔지도 모르고 어떻게 확인하는지 방법을 모르다 보니 일일이 앱을 깔아주고 방법을 알려준다. 또 노인들의 경우 주민등록증에 있는 접종완료 스티커를 확인하기도 한다. 휴대폰 등으로 접종 확인이 안 되면 돌려보내기도 한다. 그렇지만 일부 막무가내식 손님들의 항의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혜교 씨는 "일부 손님의 경우 다른 곳은 확인도 안하는데 왜 이곳만 이러냐며 화를 내고 나가버리기도 한다"며 "군민들의 안전에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이를 지키고 있고 손님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지박화로구이' 식당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역시 가족이 운영하다 보니 부모를 대신해 아들인 최창범(36) 씨가 출입문에 시선을 고정하고 손님들에게 QR코드 인증을 독려한다. 최창범 씨는 "일부 손님들은 귀찮게 한다며 화를 내고 가버리는데 보통 하루에 많게는 3~4팀이 그러는 것 같다. 특히 외국인들의 경우 의사소통도 잘 안 되기 때문에 이런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두 식당의 경우 그나마 가족이 운영하다 보니 인증 확인이 가능하지만 상당수 식당들은 인건비마저 줄이는 상황에서 QR코드 인증을 위해 직원을 배치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손님들 자율에 맡기고 잘 지키기를 바랄 뿐이고 일부는 여전히 QR코드 인식기보다 편한 080안심콜이나 출입명부작성을 선호하고 이 쪽으로 유도하기도 한다. 일부 식당은 혼자 운영한다거나 배달만 하고 있다는 핑계로 아예 QR인식기 자체가 없는 실정이다.

특히 9일부터는 방역패스 위반을 할 경우 이용자에게는 1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되고 업소 운영자에게는 150만 원의 과태료와 함께 10일 간의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진다.

이에 따라 해남군이 QR코드 인식기 사용에 대한 일시 점검을 실시하고 사용방법이나 준수 필요성에 대해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는 한편, 필요하다면 각 식당 등 출입구에 이를 안내하는 안내문을 제작해 앞으로 있을 혼선 등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또 외국어 안내문 등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와 대책 마련도 필요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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