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조사위 2년째 성과 없어
작년 암매장 신원 확인 지연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하 5·18조사위)가 출범한 지 2년이 됐지만 해남지역 5·18에 대한 진상 규명과 관련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5·18조사위는 출범 이후 지난 2020년 8월부터 해남을 여러 차례 방문해 해남신문을 비롯해 언론에서 보도된 내용에 대해 현지 조사는 물론 자료 수집과 추가 증언 확보 등에 나섰다. 또 5·18 당시 해남에서 방위병으로 근무했던 사람들에게 적극적인 제보를 요청하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해남에서의 조사 핵심은 정확한 사망자 수와 향토사단에 의한 조준사격, 암매장 의혹 등이다. 그동안 관련자들의 증언과 5월 단체 등에 따르면 해남에서는 5·18 당시 공수부대가 아닌 향토사단에 의한 무차별 발포와 투항자에 대한 조준사격으로 7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군부대 부근에서 암매장이 있었다. 그러나 국방부와 당시 해남 군 지휘부는 사망자가 2명뿐이고 우발적인 상황에서 사격이 이뤄졌으며, 암매장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5·18 조사위는 그동안 발포명령자와 암매장 등과 관련해 추가 증언이나 제보, 당시 방위병들의 양심선언 확보 등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최초 증언자 대부분이 사망한 상태이고 일부는 증언을 거부한데다, 당시 방위병 근무자들의 경우도 최초 발포 명령자에 대한 제보나 조사에 비협조적이어서 명확한 진상규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암매장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6월 군부대 인근 예비군훈련장 주변 묘지에서 유골 2구를 발굴했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신원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유골 가운데 한 구가 80년 5월 23일 상등리에서 희생된 뒤 가족에게 유해가 전달되지 않은 박영철(당시 27세) 씨와 관련이 있는지에 주목해왔는데 현재 생존해 있는 조카들과의 유전자 대조 작업에서 사실상 불일치를 보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5·18 조사위는 유전자가 최종적으로 일치하지 않을 경우 이미 확보하고 있는 5·18행방불명신고자 부모와 형제의 유전자 감식용 혈액 380여 명과 대조작업을 한다는 계획이다.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지난 2019년 12월 27일 출범해 당초 2년 동안 활동할 예정이었으나 지난해 9월 국회 동의를 거쳐 활동 기간이 1년 더 연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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