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규(진이찬방 식품연구센터장)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23일 현재 누적 확진자 수가 60만 명에 육박했다.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감염자도 전국적으로 230명을 웃돌고 있다. 코로나19가 온 국민의 일상생활에 큰 고통을 주고 있다. 더 나아가 생계를 위협받는 자영업자, 소상공인, 저소득층, 실업자들은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이다.

전국에서 청정지역으로 대표되는 해남도 코로나19를 피해갈 수는 없었다. 필자도 팬데믹 이전까지는 귀촌 이후의 자유로운 생활에 대해 자부해왔는데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코로나19로 멈추어버린 일상은 피할 수 없었다. 그나마 농촌의 일상은 자연환경이 여유로워 사람끼리 밀착하고 접촉이 잦은 도회지의 고통보다는 훨씬 덜했을 것이다. 마을회관에 모여 옹기종기 시간을 보내던 마을 어르신들이 지금은 출입문에 자물쇠가 채워져 들어갈 수 없는 형편이다.

겨울의 농촌마을은 마을회관에 동네 사람들끼리 모여 오순도순 세상 사는 이야기에 취해 밥도 함께 해먹고 놀이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최고의 낙이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한 대책으로 또다시 4인 이상 모일 수가 없으니 당분간 집안에서만 지내는 일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농촌마을의 대부분은 배우자를 먼저 떠나보내고 혼자 사는 사람이 많다.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귀해 외로움이 더할 수밖에 없는 농촌마을의 현실이 안타깝다. 그렇다고 코로나19가 빨리 수그러들지도 않는 상황에서 지금부터라도 달라진 농촌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현명한 길이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에는 모두가 두려워하는 전염병으로 인식되어 군민 대부분이 주의를 게을리하지 않고 합심하여 대응했다. 사람들과 대면하는 것을 가급적 자제하고 마스크를 쓰면서 일상생활에 익숙해져갔다. 지난 여름 이후에는 확진자 수가 줄어들어 중앙정부에서는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인식할 수 있는 조치들이 나왔다. 그러다 보니 코로나19에 대한 위험성을 잊고 사람들과의 만남이나 여행이 늘고 자영업자의 영업시간이 늘어나면서 사람간 접촉이 많아질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환경에서 신종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에 의한 감염자가 발생하기 시작하고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어느새 하루 기준 7000명을 오르내리는 수준에 이르게 되었다. 위드 코로나로 향하던 방향을 되돌릴 정도의 무서운 속도로 퍼지고 있는 것이다.

2년 가까운 코로나 사태로 인해 몸과 마음이 지치고 힘들 때이다. 다만 누적 확진자 수 60만 명이 말해주듯 지금은 경계의 고삐를 다시 바짝 당길 필요가 있다. 새로운 변이의 불씨를 끄지 못한다면 전국 확산이 또다시 현실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연말을 맞아 땅끝의 상징성을 갖는 해남 곳곳이 방문객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방심하는 순간 폭발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될 수 있다.

철저한 손 위생과 마스크 착용, 그리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코로나19 때문에 힘들어 하는 소상공인들을 우리가 보듬고 점포를 방문하여 조그만 도움이라도 드릴 수 있도록 한다면 해남의 모습은 사람 냄새나고 활기찬 지역으로 거듭날 것이다.

다가오는 새해, 해남의 모습이 코로나19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지금까지 많은 군민들이 고통 분담차원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는 역할을 수행했기 때문에 해남은 여전히 청정지역으로서 사람들이 방문하고 싶은 지역으로 기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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