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수 부족으로 폐교 위기에 내몰린 북일초와 두륜중을 살리자는 주민들의 의지를 모아 출발한 북일면의 작은학교 살리기가 전국에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6개월간의 노력이 예상을 뛰어넘는 결실로 이어진 것이다.

지난 3일 북일초에서 열린 학생모심 설명회는 수도권과 영남,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북일에 전입하려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당초 100가구 이상이 전입 신청을 했으나 이 중 상당수가 높은 경쟁률을 접한 뒤 선정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신청을 철회했다. 결국 76가구가 설명회에 참여하거나 전화 인터뷰를 했다. 이들을 대상으로 정착 진정성, 다자녀와 학년, 이주 후 공동체 활동에 대한 의지 등을 평가해 20가구를 전입 예정자로 선정했다. 또 다른 20가구는 예비자로 분류해 주택 여건 등을 고려해 추후 전입할 수 있도록 했다.

우선 선정된 20가구는 내년 3월 신학기가 시작되기 이전, 즉 늦어도 2월 20일까지 전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가구의 가족은 101명으로, 자녀도 57명에 이른다. 예정대로라면 북일초등에 36명, 두륜중에 4명의 학생이 전학을 오게 되고, 15명에 달하는 유아와 유치원생도 자연스레 북일에서 취학하게 될 것이다.

이는 전국의 많은 농촌지역이 펼치고 있는 작은학교 살리기 운동에서도 찾기 힘든 성과이다. 해남 북일이 새 지평을 열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성과는 북일면 주민자치회를 중심으로 해당 학교, 교육청, 지역사회문화단체, 주민, 면사무소, 해남군 등의 노력이 밑바탕 됐다. 무엇보다 해남에서 처음으로 지난 4월 출범한 북일면 주민자치회 위원들의 눈물겨운 땀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제 1차 결과물이 나왔다.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과제도 많이 남아있다. 이번에 선정된 가구의 가족들이 차질없이 북일에 전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전입 이후에도 기존 주민 및 학생들과 융화가 이뤄져야 한다. 모두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또 하나는 작은학교 문제는 북일만이 아닌, 해남의 모든 면 단위 학교가 처한 현실이다. 해남에는 학생 수 60명 이하의 초·중학교가 21곳에 달한다. 북일의 사례를 토대로 더 나은 방안도 찾으면서 해남 전체로 작은학교 살리기를 확산시켜야 한다. 나아가 학생 유치에 그치지 않고 소멸위기의 농촌마을 살리기도 병행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번 북일의 성공사례가 해남의 작은학교 살리기, 소멸 위기의 농촌마을 살리기의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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