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일 출신으로 해남의 자랑인 '아빠의 청춘' 오기택(83) 씨는 현재 투병 중이다. 뇌출혈로 쓰러졌고 파키슨병을 앓으며 심장수술을 받는 등 20년 넘게 병마와 싸우고 있다.

최근에는 파킨슨 합병증으로 폐렴까지 겹쳐 서울의 한 병원에서 입원치료 중이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일상생활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결혼을 하지 않은 탓에 아내나 자녀도 없다. 그의 곁에는 10여 년 전 우연히 환자와 요양보호사로 인연을 맺은 A 씨가 간호 겸 비서 역할까지 맡고 있다.

제대로 활동을 못하니 생활이 어렵게 된 상황에서 의형제를 맺은 지인이 생활비 등을 지원해왔는데 이 지인이 갑자기 어려운 일이 생겨 지원마저 끊긴 상태이다. 이에 전셋집을 월세로 옮겨 생활비와 병원비를 충당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최근 그의 이름을 딴 가요제를 둘러싸고 잡음이 일고 있다. '오기택 없는 오기택 가요제'로 졸속 진행돼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주최 측은 문제를 제기한 측이 오기택 씨 동의도 없이 별도의 오기택 콘서트 공연을 하는 등 오히려 더 큰 문제라고 서로 티격태격이다.

이번 사태는 해남의 문화예술 공연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언제부턴가 문화예술 공연계는 네편 내편, 주류와 비주류로 나뉘어 다투고 있다. 여러 해 잘 진행돼온 행사가 어느 순간 공중 분해되기도 하고 비슷한 컨셉으로 다른 누군가가 그 자리를 빼앗기도 한다. 한정된 보조금을 서로 차지하려고 하니 민원은 속출하고, 한 개 단체가 해도 될 행사를 여러 단체에 배분하며 특색 있고 질 높은 공연예술 문화도 뒷걸음질 치고 있다. 잘못이나 문제에 대해 누구도 쉽게 나서려 하지 않는다.

이번에 제기된 문제에 대해 서로 반성하고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으며, 문화예술 공연계가 예전처럼 다시 하나로 뭉치기를 기대해본다. 그 시작은 '오기택 돕기 한마음 공연'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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