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농협·농업경영인·쌀전농업 등
농업 단체들, 적극적인 수급대책 촉구
쌀값 떨어지는데 과잉물량 격리 안해

▲ 지난 22일 전남지역 농협 조합장들이 농협 전남본부에 모여 쌀 수급안정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 지난 22일 전남지역 농협 조합장들이 농협 전남본부에 모여 쌀 수급안정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통계청의 올해 쌀 생산량 조사 결과가 나오면 쌀 수급안정대책을 내놓기로 했던 정부가 떨어지는 산지 쌀값과 신곡 수요보다 31만2000톤이 과잉물량으로 나타났지만 시장격리에 대한 대책 대신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농업 단체들이 쌀값 안정과 초과물량 격리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15일 발표된 올해 쌀 생산량은 388만2000톤으로 지난해 350만7000톤보다 10.7% 증가했다. 신곡 수요량은 357만톤으로 31만2000톤의 과잉물량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RPC와 DSC 등 산지유통업체의 벼 매입자금 확대, 태풍과 병충해 등 피해 벼 전량 매입에 나설 계획을 밝혔으나 과잉물량에 대한 시장격리는 향후 쌀값 추이 등 시장상황에 따라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수확기 이후 하락하고 있는 산지 쌀값은 지난 15일 기준 20kg에 5만3440원으로 전년보다 1%, 전회보다 0.4%, 전년 수확기 대비 1.5%가 하락했다. 수확기 이전부터 과잉생산으로 쌀값 하락을 우려한 농업 관련 기관과 단체에서 정부에 선제적인 시장격리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지난 22일에는 농협 전남지역본부에서 전남 지역 농협 조합장들이 모여 쌀 수급안정 대책 마련 회의를 갖고 정부에 과잉물량 31만톤 시장격리와 함께 쌀값 조사 및 표시단위를 1kg으로 변경, 논타작물재배사업 여건에 맞추어 재개, 신곡과 구곡 혼합 판매 근절 등 쌀 수급관련대책방안을 요청하기로 했다.

서정원 해남군농협조합장협의회장은 "농산물 가격을 물가상승의 요인으로 보고만 있어 농업인들의 생산비 상승에 따른 소득에 큰 어려움이 있다"며 "쌀값은 한번 떨어지면 끝도 없이 떨어질 것인데 정부에는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 실행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25일부터 우슬체육관에서 전남도 농업경영인대회를 갖고 있는 농업경영인들도 마음 편히 행사를 즐기진 못하고 있다.

김성일 한국농업경영인 해남군연합회장은 "수급 안정을 위한 정부 정책은 매번 뒷북만 치고 있다"며 "선제적으로 시장을 조절해야 함에도 가격이 내려간 후에 대책을 추진하면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26일 나주에서 쌀전업농 전남도 회원대회를 갖는 쌀전업농들도 같은 의견을 내고 있다.

박광은 쌀전업농 전남도연합회장은 "쌀값이 겨우 20여 년 전 가격으로 돌아갔는데 유지하지는 못할망정 떨어지는 추세가 심상치 않다"며 "물가와 인건비, 생산비는 매년 늘어나고 있어 1kg에 2000원은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농업 관련 단체들은 산지 쌀값 안정과 과잉물량에 대한 시장격리를 요구하고 있다. 양곡관리법 개정으로 쌀 생산량이 소비량의 3%보다 많이 생산되거나 수확기 가격이 전년보다 5% 이상 하락할 경우 자동시장격리제를 발동할 수 있으나 농식품부는 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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