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군(해남군 혁신공동체과 자치혁신팀장)

 
 

최근 북평면에서 주민들이 지역발전 의제를 스스로 선정하기 위한 주민총회가 열렸다. 또한 전국주민자치박람회와 행정안전부의 '자치와 혁신 활동가 양성과정'에서 각각 2년 연속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북일면에서는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해남에서 주민자치를 향한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주민자치의 핵심은 사람과 시스템이다. 해남은 주민자치와 공동체를 이끌 활동가를 키우고 민관협치 시스템을 기반으로 주민자치를 이끌고 있다. '사람 사업'으로는 자치활동가 아카데미에서 디딤(24H), 돋움(24H), 넓힘(24H) 단계의 이론과 실습을 통해 지난해 제1기 26명에 이어 올해 53명을 양성했다.

읍·면 협치 컨설팅과 장기발전계획을 기반으로 스스로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주민자치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현재 6개 읍·면이 1대 1 매칭으로 해남형 주민자치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금의 지역 문제는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해결하지 못할 정도로 복잡하다. 따라서 지역 문제를 잘 아는 주민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이에 해남은 읍면에 따라 다른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지역 내 문화유적지와 역사를 지키기 위한 현산 역사탐방, 마을과 학생·어른이 함께 교육을 만들어가는 북평 마을교육공동체, 폐교 위기의 학교를 민·관·학이 모여 해결하려는 북일의 작은 학교 살리기,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적경제 모델을 구축하는 옥천, 마을 모두가 공동체를 이루려는 마산, 지역특산물 레시피를 통해 지역을 살리고자 하는 산이 등이 바로 해남형 모델이다.

해남형 모델을 만들기 위해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자치계획을 만들고 있다. 북평은 2020년 장기발전계획 수립 공모사업을 시작으로 지난 6일 주민총회를 열었다. 주민참여와 지역주민의 자치역량 강화라는 과제를 안고 있지만 앞으로 활동이 크게 기대된다. 다른 읍면도 지역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이처럼 해남형 주민자치의 미래는 밝다. 지리적으로 한반도 끝인 해남이지만 주민자치에서만큼은 앞장설 수 있다. 그러기 위해 여전히 안고 있는 과제도 해결해야 한다. 주민자치회가 5곳에서 내년에는 14개 모든 읍·면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다만 주민대표기구로서 대표성, 민주성, 자치성, 지역특수성을 유지하기 위해 더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

또한 예전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해남의 발전 가능성은 낮을 수밖에 없다.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모여 지역을 바꾸려는 움직임이 주민자치의 시작이며, 지역의 민·관 거버넌스가 잘 돌아가야 주민자치도 정착된다.

해남군도 주민자치가 정착되도록 적극 나서고 있다.

민선 7기 들어 주민자치와 공동체 활성화 꿈을 키워가고 있다. 민·관·의회가 함께하는 '공동체 활성화 협의체'를 통해 자치 혁신, 사회적경제, 마을 활력 등 공동체와 관련된 업무를 한곳에 모아 통합적 정책이 실현되도록 혁신공동체과를 신설했다. 준비된 사람과 민·관 협치 시스템으로 해남형 주민자치를 발전시켜 나간다면 살기 좋고 지속가능한 해남의 미래가 약속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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