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TV를 보다 때아닌 논쟁이 된 한국 닭(육계)에 관한 이야기가 흥미롭다. 맛 칼럼니스트의 주장이 논쟁의 시작이었다. 그는 한국 닭이 전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작고 그래서 맛이 없다고 했다. 큰 닭은 감칠맛이 더 좋고 가격도 경제적이라고 설명하며, 지금 우리가 먹는 작은 닭은 맛도 떨어지고 비싸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양계협회가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작은 닭이 맛이 없다는 근거도 애매하고, 현재 1.5kg 닭은 대한민국 소비자가 원하는 크기라며 오만방자한 망언이라고 그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어조가 심한 성명서에 그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3kg 닭이 1.5kg 닭에 비해 맛있고 무게 당 싸다는 것은 농진청의 자료이고,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 나라에서 3kg 닭으로 치킨을 잘 튀겨서 먹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러 전문가가 해당 논쟁에 의견을 보탰다. 큰 닭과 작은 닭의 맛 차이부터 우리나라에서 발달된 치킨 문화, 육계의 크기가 커지면 소비자가 더 안 찾게 될 거라는 다양한 입장의 글들이 보인다.

싸움은 본질을 잊어선 안 된다. 양계협회는 해당 칼럼니스트가 과거에 했던 발언들을 가져와 정신병자이거나 매국노라 비하했고, 복수하겠다며 분노했다. 그도 협회의 강도 높은 비판에 북한의 대남 비방 성명이냐며 불쾌감을 표출했다.

육계의 크기가 작아서 원물 자체의 맛이 조금 떨어진다 해도 우리는 작은 닭을 맛있게 먹을 수 있게 최상의 요리법을 개발해 한국형 치킨을 만들었다. 아마 양계협회가 강하게 비판한 건 닭고기 소비가 줄어들면 어쩌나 하는 염려가 더 클 것으로 생각한다.

말 그대로 '치킨' 게임이 시작됐다. 절대 자신이 잘못했다고 이야기하지 않는 사람과는 논쟁이 안된다. 닭고기 논쟁이 우리 사회 음식의 다양성에 대한 어설픈 어그로에서 끝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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