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배추'에 20kg들이 4만원대 형성
사전계약 통해 3만원 안팎에 납품
'저가 이미지' 굳어질까 우려 높아
무름병에 인건비·소금가격 '껑충'

▲ 해남절임배추 할인판매를 홍보하고 있는 롯데슈퍼 홈페이지 캡처 사진.
▲ 해남절임배추 할인판매를 홍보하고 있는 롯데슈퍼 홈페이지 캡처 사진.

배추 무름병과 이른 한파로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절임배추 가격이 크게 오른 가운데 절임배추 농가들이 인건비 상승과 소금값 상승에 배추마저 제값을 받지 못한 채 처분하고 있어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옥천에서 절임배추를 하고 있는 A 씨는 "작황이 부진해 생산량이 절반으로 줄어든데다 인건비는 1인당 하루 15만원에 달하고 소금값은 세배나 뛰었다"면서 "여기에 무름병 때문에 골라따기를 하느라 수확을 빨리 할 수 없어 납품 날짜 맞추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해남절임배추의 경우 20kg 한 박스에 3만8000~4만원 선에 형성돼 있지만 이 같은 이유로 농가들이 웃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제값을 못 받고 파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해남군은 서울시와 협약을 맺고 서울시가 서울지역 소상공인들에게 지원하는 절임배추 공동구매와 관련해 해남절임배추 20kg들이 2만6000박스를 지난 17일부터 납품하고 있다. 해남절임배추생산자협의회 소속 농가들이 참여하고 있는데 문제는 절임배추 가격이 한 박스에 2만9000~3만원 선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당초 2만7000원에 기획됐다가 일부 농가들이 반발하자 최근에야 가격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해남군 관계자는 "이미 몇 달 전에 기획된 것이라 당시에는 이렇게 배추값이 오를 줄 몰랐고 택배비 등이 포함되지 않았다"며 "특히 서울시와 협약을 맺고 처음 하는 행사여서 내년에 납품 물량을 더 크게 확보할 수 있는 등 판로확보에 큰 도움이 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농가에서는 생산비도 건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저가 판매전이 이뤄져 일부 저품질 배추가 공급되고 자칫 해남절임배추는 3만원짜리 저가품질이라는 잘못된 이미지가 굳어질 소지가 커 실이 많은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반면에 비슷한 시기에 사전주문을 받아 서울과 경기도 곳곳에서 절임배추 직거래 행사를 열고 있는 괴산군은 20kg 한 박스에 3만5000원(택배비 별도)을 받아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 롯데슈퍼나 이마트에 대규모로 납품하고 있는 절임배추 농가들도 웃지 못하고 있다.

B 씨는 "해남에서 5개 업체가 7000박스에서 1만 박스 씩 대형유통매장에 납품하고 있는데 선계약이다 보니 올해 가격이 3만원이다"며 "사실상 손해를 보고 파는 셈인데 내년에 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판로 유지 차원에서 그대로 납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농가에서 절임배추를 납품받은 대형유통매장들은 특별할인판매라는 이름을 붙여 3만6000~3만7000원을 받고 절임배추를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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