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배추'에 20kg들이 4만원대 형성
사전계약 통해 3만원 안팎에 납품
'저가 이미지' 굳어질까 우려 높아
무름병에 인건비·소금가격 '껑충'
배추 무름병과 이른 한파로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절임배추 가격이 크게 오른 가운데 절임배추 농가들이 인건비 상승과 소금값 상승에 배추마저 제값을 받지 못한 채 처분하고 있어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옥천에서 절임배추를 하고 있는 A 씨는 "작황이 부진해 생산량이 절반으로 줄어든데다 인건비는 1인당 하루 15만원에 달하고 소금값은 세배나 뛰었다"면서 "여기에 무름병 때문에 골라따기를 하느라 수확을 빨리 할 수 없어 납품 날짜 맞추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해남절임배추의 경우 20kg 한 박스에 3만8000~4만원 선에 형성돼 있지만 이 같은 이유로 농가들이 웃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제값을 못 받고 파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해남군은 서울시와 협약을 맺고 서울시가 서울지역 소상공인들에게 지원하는 절임배추 공동구매와 관련해 해남절임배추 20kg들이 2만6000박스를 지난 17일부터 납품하고 있다. 해남절임배추생산자협의회 소속 농가들이 참여하고 있는데 문제는 절임배추 가격이 한 박스에 2만9000~3만원 선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당초 2만7000원에 기획됐다가 일부 농가들이 반발하자 최근에야 가격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해남군 관계자는 "이미 몇 달 전에 기획된 것이라 당시에는 이렇게 배추값이 오를 줄 몰랐고 택배비 등이 포함되지 않았다"며 "특히 서울시와 협약을 맺고 처음 하는 행사여서 내년에 납품 물량을 더 크게 확보할 수 있는 등 판로확보에 큰 도움이 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농가에서는 생산비도 건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저가 판매전이 이뤄져 일부 저품질 배추가 공급되고 자칫 해남절임배추는 3만원짜리 저가품질이라는 잘못된 이미지가 굳어질 소지가 커 실이 많은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반면에 비슷한 시기에 사전주문을 받아 서울과 경기도 곳곳에서 절임배추 직거래 행사를 열고 있는 괴산군은 20kg 한 박스에 3만5000원(택배비 별도)을 받아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 롯데슈퍼나 이마트에 대규모로 납품하고 있는 절임배추 농가들도 웃지 못하고 있다.
B 씨는 "해남에서 5개 업체가 7000박스에서 1만 박스 씩 대형유통매장에 납품하고 있는데 선계약이다 보니 올해 가격이 3만원이다"며 "사실상 손해를 보고 파는 셈인데 내년에 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판로 유지 차원에서 그대로 납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농가에서 절임배추를 납품받은 대형유통매장들은 특별할인판매라는 이름을 붙여 3만6000~3만7000원을 받고 절임배추를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