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규(진이찬방 식품연구센터장)

 
 

해남에서 정착하기 위한 가장 매력적인 요소로는 단연코 자연환경을 꼽을 수 있다. 전체적으로 농경지가 넓은 편이고 온화한 기후를 가져 농작물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이다. 그 덕택에 14개 읍·면 어느 곳을 가더라도 마을마다 일거리가 있어 일자리 찾는 데 어려움이 없다. 다만 요즘의 농촌은 마을마다 고령화 이슈가 골칫거리이다. 고령화 때문에 늘 일손 부족에 시달리게 되고 조금이라도 나이가 젊은 사람이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농촌은 지속 가능한 생존을 위해 귀농·귀촌할 사람을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하는 환경에 직면했다. 다행히 농사일도 예전처럼 사람 위주가 아니라 대부분 기계화되고 소득도 높아져 귀농·귀촌의 매력도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해남은 전 지역에 공장지대가 거의 없고 오염된 곳이 없어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기 적합한 곳이다.

새롭게 마을에 정착해서 정을 붙이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의식주 문제가 해결되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해남은 나쁘지 않은 조건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먼저 군에서는 시골의 빈집을 활용한 주거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행정적인 지원을 하고 있으며 마을마다 귀농·귀촌을 유도하고 있어 농촌에 정착하는 것이 어렵지 않은 환경이다. 인건비의 경우 금액 수준이 도회지 못지않아 남자 성인을 기준으로 일당이 15만원을 거뜬히 넘어가는 추세이다. 본인이 부지런히 일하면 생계비 걱정 없이 저축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농촌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일당을 받는 일 없이 직접 경작을 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농지가 필요하지만 처음부터 농지를 구입할 필요가 없다. 요즘은 마을마다 고령화가 심해 농사를 포기하고 임대를 주는 가구가 늘어나고 있어 농지를 임차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해남에는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져 있다. 평생교육관, 도서관, 문화예술회관 그리고 땅끝순례문학관 등에서는 연중 회원을 모집하여 다양한 분야별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올해는 작은 영화관이 개관하여 서울과 같이 개봉 영화를 상영하고 있어 그만큼 문화 혜택을 누리는 기회가 확대되었다.

귀농·귀촌하는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현지에 가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만약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대처할까? 등의 고민이다. 유치원생과 초·중·고등학생이 있는 경우에는 주변에 학교 등이 없거나 자녀의 안심교육에 문제가 발생할 지 걱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해남은 읍면마다 초등학교와 병설유치원이 있고 일부 읍면에 중·고등학교가 위치하여 자녀의 학교 문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농사일에 자신이 없어 바로 시작할 수 없다면 정착 마을에서 각종 체험학습을 제공하는 기회들을 적극 이용하면 된다.

예컨대 최근 들어 특수작물로 소득을 올리는 농가가 많아지고 있다. 특수작물은 쉽게 재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재배농가에 머무르면서 일정 기간 체험학습을 통하여 기술을 익힐 필요가 있다. 예전 같으면 무료로 봉사하면서 배웠지만 요즘은 일하는 대가를 받으면서 현장을 체험할 수 있기 때문에 수익구조가 생겨 빠른 적응이 가능하다.

해남은 우리나라에서도 손꼽히는 청정지역이다. 겨울이 다른 지역보다 따뜻해서 노인들이 지내기 좋고 먹거리가 풍부해서 정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해남은 각각의 농촌마을로 중심이 되어있는 군으로서 자연환경 뿐만 아니라 생활환경도 개선되는 지역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해남으로 오세요"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농촌마을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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