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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고구마에 밀린 해남고구마박진우((사)해남고구마생자협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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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11.19  16: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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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고구마보다 영암고구마의 공판장 시세가 더 좋다는 이야기가 계속되고 있다. 이유는 해남의 대형 고구마유통회사들이 좋은 품질의 고구마는 대형할인마트에 납품을 하고 품질이 떨어지는 고구마를 공판장에 출하하면서 싼 값에 유통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영암은 고구마 산업의 후발주자로서 대형할인마트보다 공판장 출하에 주력하며 좋은 고구마 위주로 공판장에서 비싸게 유통되고 있다. 좋은 고구마는 유통회사의 브랜드로 판매하고, 비품 고구마는 공동브랜드인 해남고구마로 판매함으로써 전체 해남고구마와 공동브랜드의 명성을 훼손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1997년 EU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지리적표시 등록제도를 '농수산물품질관리법'에 법제화했다. 지리적표시 등록제도는 지역특산물의 명성을 보호하기 위해서 생산기준을 등록하고 이를 준수한 경우에만 지리적표시 명칭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그러나 명성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지만 허점이 노출되며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1997년 이전부터 한 대기업은 순창에 고추장 공장을 설립하고 중국산 재료를 이용해 '순창고추장'이란 이름으로 판매해왔다. 지리적표시 등록제도가 도입되면 순창고추장이란 이름을 유예기간 이후에는 사용하지 못하게 될 상황이었다. 그러나 등록지역에서 생산되기만 하면 등록된 생산기준을 지키지 않아도 지리적표시 명칭 사용을 허용하는 예외조항(농수산물품질관리법 제34조 제2항 제4호)이 만들어져서 순창고추장이란 명칭을 계속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사실상 지리적표시 명칭 도용을 허용하는 법률이 제정되자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나타났는데, 바로 보성농약녹차사건이다. 한 대기업은 보성녹차의 지리적표시 생산기준인 우전 녹차잎을 사용하지 않고, 늙은 녹차잎을 기계로 수확하는 방식으로 생산한 가루녹차를 '보성녹차'로 판매했다 가루녹차에서 농약이 검출되어 우리나라 녹차 산업 전체가 무너져버렸다. 그러나 해당 지역에서 생산만 하면 등록된 생산기준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법률로 인해서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았다.

2008년도에 해남고구마의 생산기준을 지리적표시 제42호로 농림축산식품부에 (사)해남고구마생산자협회가 등록하였다. 등록된 해남고구마의 생산기준은 해남의 양토에서 재배할 것, 종자는 조직배양묘 3대 이내를 사용할 것, 수확후 큐어링처리 할 것, 선별기준은 특·상 등급으로 할 것 등으로 정해놓고 있다.

이렇게 등록된 생산기준이 지켜진 경우에만 '해남고구마' 명칭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면 해남고구마의 명성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법률이 미비하다면 해남군이나 군의회가 나서 '해남군 지리적표시 사용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여 등록된 생산기준을 지킨 고구마에만 '해남고구마'라는 지리적표시 명칭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해남고구마의 명성 회복은 거기서부터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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