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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 해남의 지질 유산과 국가지질공원박정웅(지질학박사·숭문고 지구과학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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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11.16  14:2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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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 이후 활발한 개발로 인해 지구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많은 지질 유산이 심각하게 훼손되었고, 지금도 여전히 훼손의 위협에 처해 있다. 1990년 무렵, 유럽의 여러 지역에서 인구가 급격히 줄고, 경제는 침체됐다. 최근 우리나라의 농촌 지역이 인구 급감으로 지역 소멸 위기에 처한 상황과 비슷하다. 이 문제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기 위해 1991년 전문가들이 프랑스 디뉴레방에 모였다.

회의에서 전문가들은 지구는 46억 년 전에 탄생하였고, 지구의 역사 중 가장 최근에 태어난 생물이 인류라는 것을 확인했다. 전문가들은 지구의 역사와 인류의 역사, 지구의 미래와 인류의 미래는 동일한 것이라고 판단한다. 그래서 지구에 남겨진 중요한 지질 유산을 모든 사람들이 함께 지키고, 더 자세히 알기 위한 교육과 홍보 활동을 시작했다.

마침내 2004년 2월 프랑스 파리에서 유네스코(UNESCO) 지도부, 국제지질과학연합(IUGS), 국제지리학연합(IGU), 유네스코 지구과학프로그램(UNESCO IGP) 과학위원회 대표자 회의를 열고 세계지질공원네트워크(GGN, Global Geopark Networks)를 설립하기로 했다. 핵심 내용은 지질 유산을 활용하여 지역 경제를 살려보자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 제주도가 UNESCO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을 받으면서 지질공원이 시작됐다. 2011년 자연공원법이 개정되고, 환경부는 2012년부터 국가지질공원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국가지질공원은 "지구과학적으로 중요하고 경관이 우수한 지역으로서 이를 보존하고 교육·관광 사업 등에 활용하기 위하여 환경부장관이 인증한 공원"(자연공원법 4의2)이라고 규정되어 있다. 자연공원법에 따라 우리나라는 현재 13개 국가지질공원을 운영하고 있다.

국가지질공원은 무엇이고, 국가지질공원이 되면 우리 지역에 어떤 도움이 될까? 지질공원은 구역이 없고, 별도의 행위 제한이 거의 없어서 지역 주민의 반대가 없다. 지질공원에 있는 지질 명소는 다른 법(자연공원법, 문화재보호법 등)에 의해 이미 보호받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추가적인 보호법이 필요 없다. 상위법으로 보호되지 않는 지질명소가 있으면 지자체의 조례와 규범을 통해 보호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지질공원은 지질 유산을 보존하면서 이를 활용하여 교육이나 관광 사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된다.

그래서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을 받기 전부터 지자체, 지역 주민과 관련 단체는 지역에 있는 지질 명소를 활용하는 사업을 할 수 있다. 지역 주민의 충분한 이해와 협력이 없으면 지질공원은 성공할 수 없다. 지질 명소를 활용하여 학생들을 위한 자연학습장, 관광객을 위한 명소로 개발하고 활용한 지자체에는 해외 관광이 어려운 지금의 상황에서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고 있다.

지자체는 지질 명소 주변의 사업체와는 파트너십을 맺고 다양한 사업을 할 수 있고, 지역에서 생산된 식품, 농산물, 공산품을 비롯하여 다양한 상품(geo-goods)을 개발할 수 있다. 지질공원으로 지정되기 전까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제주도 수월봉, 포천 비둘기낭 폭포, 연천 재인폭포 등 한탄강국가지질공원, 청송과 포항, 경주 양남 주상절리에는 주말이면 관광객이 넘쳐서 자동차로 길이 막히고, 주차장에 차를 세울 수 없을 정도로 붐비고 있다. 당연히 주변의 식당이나 카페에는 방문객이 많아졌다.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을 받은 후, 지질 명소에 찾아오는 관광객이 부쩍 많아지자 다른 지자체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지역의 자연과 지질 명소를 개발하여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받기 위해 준비하는 지자체가 많다. 경기도 화성, 울산광역시, 경북 의성, 전북 군산, 경북 문경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준비하고 있고, 경남 진주, 고성, 사천 등도 최근 주민들과 지역 의회의 강력한 요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전남과 광주에는 무등산권 국가지질공원이 있다. 무등산은 2018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되었다. 국가지질공원의 관점에서 보면 전라남도에서는 해남의 지질 유산이 가장 우수하다. 해남 황산면 우항리에는 2007년 공룡박물관이 설립되었다. 우항리층에서는 중생대 백악기에 살았던 공룡, 익룡, 새 발자국 화석이 많이 산출되었고, 이미 세계적인 공룡화석지로 알려져 있다(천연기념물 제394호). 이 외에도 해남에는 병온리-우항포-신성리 퇴적층, 두륜산, 울돌목, 땅끝, 달마산과 달마고도, 무도리 해식와, 양정리 줄무늬 바위 등 다양하고 풍부한 지질 유산이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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