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싣는 순서|
① 김·고·배, 해남 대표 특산품의 현주소
② 제자리 걸음에서 도약이 필요한 김고배
③ 다른 지역 선점, 김고배 브랜드와 축제 왜 필요한가
④ 우리는 브랜드화, 축제 이렇게 성공했다
⑤ 김고배 브랜드화, 축제 어떻게 할것인가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축제

충청북도 괴산군은 절임배추로 유명하다. 600농가가 한해 100만 상자 이상씩을 판매하고 있는데 절임배추는 괴산의 대표적인 농가소득 중 하나다. 특히 최근에는 김장 축제와 체험행사를 접목하고 브랜드화에 성공하면서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11월 집에서 김치를 만들어 먹는 시대는 끝나고 농촌을 방문해 김치를 만들어 오는 새로운 풍속도가 한국에 생겨났다고 보도했다.

겨울철에 접어들기 전 집에서 김치를 담그는 전통은 사라져가고 있지만, 여전히 김치 없이 살 수 없는 한국인들이 지방의 김장 축제를 찾는 새로운 풍속도가 펼쳐지고 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그러면서 소개한 것이 충북 괴산의 김장축제였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의 전통이었던 김장 담그기가 주문형 식료품 배달 시대에 쇠퇴했고 그나마 어머니에게서 얻어먹는 방법도 그들이 더 이상 힘들어 김치를 담그지 않게 되자 김치를 사먹거나 유튜브를 보고 스스로 만들기를 시도하고 있는 처지가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치 만드는 방법을 모르고 공장에서 생산된 김치의 상당수가 중국산이어서 어려움에 처하게 됐는데 그런 가운데 지방자치단체가 마련한 김치 축제에 참여하는 것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9년 1회 대회를 시작으로 지난해 11월 괴산에서는 '괴산 가서 김장하자'를 주제로 '2020 괴산 김장축제'가 괴산종합운동장에서 펼쳐졌다.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지난해 온라인과 비대면 방식으로 추진된 김장 축제는 온라인 콘텐츠를 제작해 축제 일정에 맞춰 라이브 방송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또 드라이브스루 방식의 비대면 체험장(한가족 1텐트)을 만들어 체험객들이 가족들만의 공간에서 김장 담그기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문화관광소득형 축제로 자리

괴산의 시골 절임배추 20㎏과 품질 좋은 재료로 만든 양념 7.5㎏을 제공(참가비 13만5000원)해 즉석에서 김장해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240개 팀만 사전에 예약받아 참가 인원을 줄였는데도 큰 인기를 끌었다. 또 집에서 김장체험을 즐기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괴산군 직영 온라인 쇼핑몰인 괴산장터에서 김장세트를 온라인으로 판매했다.

또 3일간 진행된 김장축제와 함께 11월 한 달 동안 지역 내 거점마을 12곳에서 괴산군 농가 김장행사를 열어 김장축제에 미처 참여하지 못한 소비자들의 아쉬움을 달랬는데 무려 360팀이 참여했다. 이 같은 김장체험 축제와 행사로 1억7000만 원의 수익과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김치 명인과 함께 소통하며 김장을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진행했고 어린이들을 초청한 어린이 김장체험과 외국인들을 위한 글로벌 김장체험, 장애인과 함께하는 장애인 김장체험도 호응을 얻었다. 이밖에 독도 경비대와 코로나19 방역 의료진을 위해 김장 김치를 전달하는 등 나눔김장릴레이 행사도 펼쳐졌다.

괴산군 홍보팀은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상황에서도 김장 체험행사가 성공을 거뒀고 김장 축제와 체험행사를 통해 자연스럽게 입소문을 타고 구매와 재구매로 이어지며 괴산의 새로운 농가 소득원이 되고 있다"며 "괴산절임배추의 경우 지난해에만 115만 상자(상자당 20kg들이), 402억원 어치가 판매됐다"고 밝혔다.

김종화 괴산축제위원회 위원장은 "지난해 온라인 비대면 방식을 중심으로 새로운 축제 선례를 만들었는데 문화관광소득형 축제로 자리를 잡고 있다"며 "오는 11월 3회 괴산김장축제를 통해 괴산군의 우수한 농·특산물을 알리고 농가소득 증대와 관광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고추·김장·대학찰옥수수
괴산군 '3대 축제' 구축

괴산군은 대표 농특산물인 고추, 절임배추, 찰옥수수를 모두 축제와 연계시키고 있다. 김장축제에 앞서 지난 8월과 9월에는 21일동안 고추축제가 온라인 방식을 중심으로 펼쳐졌다.

올해 21회 고추축제는 온라인 생중계 축제 4일간 동시 시청자 1700명, 누적 시청자 2만9000회를 기록했다. 또 축제기간 온오프라인을 통해 총7095포대, 판매액 10억2332만원을 달성했다.

괴산군은 여기에 지난 7월 '대학찰옥수수 체험 홀리데이' 행사를 열었다. 괴산군 출신 최봉호 박사가 충남대 재직시절 개발했다고 해서 대학이라는 명칭이 붙은 찰옥수수는 고추, 절임배추에 이어 괴산을 대표하는 3대 농특산물로 내년에 정식 축제가 된다.

김종화 축제위원장은 "1모작으로 찰옥수수를 재배한 농가 대부분이 2모작으로 절임배추를 재배하고 있다"며 "지역을 대표하는 농특산물 3개를 사계절 축제로 연계시키고 특색 있고 다양한 계층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농특산물 홍보와 소득 향상으로 이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괴산 절임배추 '자연한포기'

괴산군은 1996년 전국 최초로 절임배추 판매를 시작했다. 괴산에서 생산되고 있는 배추는 지리적 특성상 고랭지에서 90일간 재배해 파란 잎은 적고 노란 속잎이 단단하게 차 있는 게 특징인데 이 같은 우수 품종을 암반수로 씻은 뒤 신안 천일염으로 절여 최고의 품질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는 '자연한포기'라는 브랜드를 동록해 괴산절임배추 대표브랜드로 사용하고 있다. '자연한포기'는 괴산의 청정한 자연환경과 순박한 농민의 마음을 절임배추 한 포기마다 정성을 담아 소비자에게 드린다는 뜻을 담고 있다.

배추 품종을 통일하고 배추 크기를 규격화했으며 똑같은 천일염을 사용해 같은 방식으로 재배하며 괴산절임배추 표준화를 이루었다. 이에 따라 괴산에서 판매되는 절임배추는 모두 '자연한포기'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그만큼 자신감과 자부심 그리고 소비자들의 신뢰감을 쌓아가고 있는 셈이다.

절임배추 작목반에서 우수 품종을 개발하고 재배농가들은 괴산시골절임배추영농조합법인에 참여해 표준화에 동참했다. 또 해썹(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인증을 받은 것은 물론 서울 등 도시지역에서 공격적인 직거래망 홍보와 확보, 고객관리로 절임배추의 브랜드화에 성공했다. 괴산절임배추는 해마다 20kg들이 한 상자에 3만5000원 선에 가격이 형성되고 있고 전국에서 밀려드는 주문량으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인터뷰| 김종화(괴산축제위원회 위원장)

"잘 준비한 축제 낭비 아냐"

 
 

절임배추는 괴산이 원조이고 품질 또한 우수하지만 전국적으로 판매와 생산이 확대되며 가격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에 1인 가구가 늘고 김장을 잘 담그지 않으려는 시대상황에 착안해 김장축제를 기획했다. 그리고 소비자들에게 색다르고 다양한 체험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가족 단위로 김장을 함으로써 절임배추의 수성을 알리고 이를 구매와 재구매로 이어지게 해 새로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대학찰옥수수 축제, 고추축제, 김장축제를 연계해 1년 내내 괴산 농특산물의 우수성을 알리고 이를 소득으로 창출시켜나갈 계획이다.

지방자치단체의 특색없고 무분별한 축제가 항상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철저한 준비로 특색있는 행사를 진행해 이를 특산물 홍보와 농가소득으로 이어지게 한다면 축제만큼 좋은 효과를 내는 것도 없다. 특히 코로나 상황의 언택트, 온라인 중심 시대에서 이를 잘 접목해 소규모 가족 단위로 그리고 라이브 방송을 활용한 축제는 새로운 트렌드가 될 것이다.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