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재배·절임농가 피해 우려
소금·인건비 부담도 늘어 한숨

▲ 배추 무름병과 뿌리혹병 등이 발생하며 가을배추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썩어가고 있다.
▲ 배추 무름병과 뿌리혹병 등이 발생하며 가을배추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썩어가고 있다.

해남보다 배추가 먼저 생산되는 중부지역에 예년보다 배추 무름병이 늘어난 가운데 해남에서도 무름병이 눈에 띄게 발생하고 있어 농가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지난 8월 말 배추 정식을 한 화원면의 배추밭에는 병이 들어 노랗게 변해 쓰러진 배추들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화원 뿐만 아니라 해남 곳곳의 배추밭에서 무름병과 뿌리혹병 등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

A 씨는 "매년 무름병이나 뿌리혹병이 나오긴 했지만 올해는 유독 심한 편이다"며 "지난해 정식기에 비가 자주 와 심는 시기를 앞당겼는데 빨리 심은 밭에서 많다"고 말했다.

배추 무름병은 잎의 밑둥에서 반점으로 나타나다 점차 잎 위쪽으로 퍼지며 갈색이나 회갈색으로 변해 썩기 시작한다. 감염부위는 무르고 악취가 나며 병든 식물의 잔재나 토양에 존재하다 이듬해 병을 일으킨다. 뿌리혹병도 토양에 존재하는 바이러스가 침입해 발생하며 배추 생육에 지장을 준다.

배추 무름병 피해는 충청도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충북도농업기술원은 배추 주산지인 청주와 괴산지역의 지난해 무름병 방생률은 1% 이내로 낮았으나 올해는 11.5%로 크게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농업기술센터는 올해 기온이 지난해보다 3도 정도 높고 잦은 비로 인해 바이러스가 활동하기 좋은 조건이 형성됐으며 해남의 정식 적기보다 일찍 심은 배추의 경우 약하게 자라면서 발생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해남의 가을배추 정식 적기는 9월 5일부터 10일 사이이지만 계약재배를 하는 상인들의 요구와 절임배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수도권의 김장철인 10월 말이나 11월 초에 수확고자 정식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이번에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곳 대부분이 일찍 심은 밭이어서 상인들의 계약파기나 절임배추 물량 부족 등의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특히 올해 소금 가격과 인건비가 크게 올라 절임농가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B 농가의 경우 지난해 천일염 30kg를 1만7000원에 구입했는데 올해는 2만8000원으로 올랐으며 인력부족으로 오른 인건비도 큰 부담이다.

B 씨는 "천일염 가격이 오르면서 정제염을 구하려고 했지만 쉽지 않다"며 "인건비도 벌써 1인당 14만원 이상 상승한 것으로 보이는데 작업에 필요한 10명의 인건비 부담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생산비가 늘면서 절임배추의 가격책정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고정고객들이 있지만 가격을 쉽게 올리긴 힘든 상황이다. 읍·면의 절임배추협의회에서는 올해 20kg 기준 3만5000~4만원선에서 가격을 결정할 것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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