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순(맨 오른쪽) 사회복지사 겸 전도사가 카메라 앞에서 입원환자들과 잠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동순(맨 오른쪽) 사회복지사 겸 전도사가 카메라 앞에서 입원환자들과 잠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환자분에 대우받는 느낌 드리고 싶어요"

 

몸에 밴 친절로 16년째 사회복지사·전도사 활동
본관서 오전 안내한 후 병실 돌며 환자 뒷바라지
병원 안팎서 모르는 사람 없을 정도로 잘 알려져

 

"전도사님은 친절과 인사깔(인사성)이 타고 났어요. 병원에 들어서면 번호표도 뽑아주고 어르신, 아이 누구에게나 너무 잘 대해주세요. 병원에서 상을 줘야 마땅합니다." "몇 년 전 걷기도 힘들어 병원을 찾았는데 작은 체구로 정형외과 진료실까지 부축해주던 일이 지금도 잊히지 않아요."

지난 20일 해남종합병원에서 만난 입원환자들이 하나같이 쏟아낸 찬사이다. 16년째 해남종합병원에서 사회복지사로, 한편으로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동순(62) 씨를 두고 하는 말이다.

"아파서 병원을 찾아오시는 분들은 대부분 마음도 약하십니다. 그 분들은 따뜻한 말 한마디와 조그만 친절에도 대우를 받는 기분을 갖게 됩니다."

김 씨는 매일 오전 8시부터 2시간 동안 병원 본관을 찾는 사람들에게 꼼꼼하고 다정한 안내를 한다. 어르신에게 번호표를 뽑아주거나 진료 절차 등을 친절히 설명하며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지팡이 고무 봉이 없으면 병원 매점에서 봉을 구입해 즉석에서 해결해준다. 병실을 돌며 약을 챙겨주거나 어린 환자에게는 책도 읽어준다. 때론 기초수급자 보호자 역할이나 수급 대상자를 파악해 군이나 읍·면사무소와 연계해주는 일도 한다. 준비 없이 입원해야 하는 환자에게는 물티슈나 수건, 칫솔, 치약 등 간단한 물품을 사비를 들여 구입해 건네기도 한다. 그래서 병원에서는 팔방미인으로 통한다. 해남에서도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입원환자들은 그를 전도사라고 부른다. 사회복지사이지만 지금도 해남 에덴교회에서 전도사 활동을 하고, 전도사 직분이 병원과 인연을 맺게 했다.

충남 논산이 고향인 김 씨는 주경야독으로 고입·대입 검정고시를 거쳐 오랜 꿈인 신학교에 입학해 85년부터 인천에서 전도사로 활동했다.

그러던 중 89년 은혜교회 목사의 초청으로 해남에 내려오게 됐다. 같은 전도사로 해남이 고향인 남편을 만나 32살에 결혼했으나 3년 만에 지병을 앓던 남편과 사별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결혼 3주년 기념일이 남편의 장례식 날이었다.

2006년 해남종합병원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게 되면서 해남과 다시 인연을 맺었다. 그때부터 9년간 40명 정도 참석한 입원환자들을 대상으로 동관 지하 세미나실에서 예배를 주관했다. 2015년부터 목사님을 초청해 예배를 드리다가 코로나19가 엄습한 지난해부터 중단되고 있다. 그래도 입원환자를 찾아서 기도를 이어가고 있다.

"병실을 다니다 보면 신앙 유무를 떠나 기도를 원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가뜩이나 마음이 약해지신 어르신들이 기도 후 다시 힘을 얻었다는 말씀을 하실 때 보람을 많이 갖습니다."

그는 정년을 넘긴 나이이지만 계약직으로 병원 일을 계속하고 있다.

"원장님의 배려로 일을 계속할 수 있어 감사할 뿐입니다. 직원간 소통이 더 잘 이뤄지도록 하고, 환자분들이 친절한 서비스에 대우받는다는 느낌이 들도록 최선을 다해 섬기고 싶습니다."

올해로 37년째 전도사 활동을 하는 김 씨의 종교적 믿음에서 우러나오는 친절이 차원 높은 사회복지사의 업무를 해내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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