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사이 날씨를 예측하기가 더 힘들어지고 있다. 일주일 전만 해도 더위가 한풀 꺾여 가을이라고 생각하자 겨울이 성큼 다가온 것 같다.

올해도 가을장마와 더불어 높은 기온은 농작물에 피해를 주고 있다. 고구마는 검은점박이병으로 제값을 못 받고 가을배추는 무름병으로 피해확산이 우려된다. 지난해에는 따뜻했던 겨울 날씨로 2차 성장이 진행된 벌마늘이 크게 늘었으며 올해도 농가들을 괴롭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발행한 '이상기후가 농업 부문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 분석' 보고서를 보면 응답자 중 88.1%가 이상기후가 과거보다 높은 강도로 자주 발생하고 있는 것을 느낀다고 했다. 또 이상기후가 농업생산성과 품질에 미치는 영향이 부정적이라는 답변이 절반 이상이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세계적인 문제로 논의된다. 봄과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 변화는 극심해지고 있다. 봄과 가을은 짧아졌고 무더운 여름과 긴 장마, 눈이 오지 않는 따뜻한 겨울 등 종잡을 수 없는 이상기후가 이어지고 있다.

온대성 기후인 한반도는 아열대성으로 변화되고 있다. 해남에도 바나나에 이어 고수까지 아열대작물이 재배되고 있다. 기존에 재배되던 작물들은 이상기후로 병해를 입는 경우가 늘고 있다. 식생활과 식습관이 변해간다고 해도 아열대작물로만 밥상을 꾸리긴 어려울 것이다.

지난해 유례없는 긴 장마로 쌀 수확량이 크게 줄었다. 정부에서는 쌀값이 올라 농업소득은 줄어들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농업소득은 평균으로 직접 피해를 본 농가의 수익 변화는 평균과는 다르다. 다른 작물들도 마찬가지다. 이상기후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요즘, 피해를 줄이려는 방법과 더불어 피해 이후에 진행되는 체계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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