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산사길 복원 없이 축소 추진
내년 중 착공해 2023년 말 완공

해남군이 대흥사 숲길에 도보객을 위한 길 정원을 조성할 계획인 가운데 지난달 27일 두륜산 권역 길 정원 조성사업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 중간보고회가 열렸다.

길 정원은 당초 120억원을 들여 대흥사 입구 매표소부터 주차장 인근까지 2.1㎞ 구간의 아스콘포장을 걷어내 차가 다니지 않는 옛 산사길(황톳길)을 복원하고 숲과 개울 등을 활용한 전국 최초로 길 정원과 개울 정원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대흥사내 차량이 이용할 수 있는 별도의 임도도 개설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임도 개설을 위해서는 산림훼손이 불가피하며 임도 폭 등을 두고 입장이 갈리면서 토지 소유주인 대흥사의 반대로 사업이 축소돼 추진 중이다.

군은 50억원을 들여 현재 조성된 길 옆으로 도보길과 꽃길을 만들고 하천과 도로 사이 곳곳에 정원을 비롯해 쉼터, 스카이워크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군은 1억51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오는 12월 21일까지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중간보고회는 명현관 군수, 곽준길 부군수, 실과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다양한 의견이 교환됐다.

이날 곽준길 부군수는 "길 정원은 특정 계절만이 아닌 사시사철 관광객들이 찾을 수 있도록 조성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지난 7월 집중호우로 대흥사 하천의 수위가 높아져 곳곳이 파손됐던 만큼 하천 주변으로 새로운 시설을 갖추는 것은 신중히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승기 공룡화석지사업소 운영팀장은 "대흥사는 문화재 구역으로 전통수종만 식재 가능한데 보고서를 살펴보면 외래종 식재 계획이 있다"며 "길 정원 조성을 위해서는 문화재 형상변경 허가가 필요한 만큼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대주 안전도시과장은 "2~3m 높이의 스카이워크가 계획돼 있는데 낮은 높이에서 얼마나 조망할 수 있을지, 사업비 대비 효과가 미진한 것 같다", 이용범 총무과장은 "대흥사 입구에 해남군에서 운영하는 녹차밭이 있음에도 또 다시 녹차정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명현관 군수는 "옛 산사길을 복원한다는 당초 계획이 여러 여건으로 축소돼 추진되고 있지만 오늘 나온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사업 추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군은 내년 2월까지 도 계약심사를 마친 후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23년 말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군은 쉼과 재미가 있는 테마정원(휴-펀 밸리)을 조성해 특색 있는 관광자원을 개발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민선 7기 공약사업으로 두륜산 권역 길 정원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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