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준비·접근성 심사 제외 '주효'

업무협약·전문가 그룹 인력풀 확보
부정적 시선 많았지만 유치에 확신

 
 

해남군이 단일사업으로 4000억원이 넘는 기관을 유치한 것은 이번 '농식품 기후변화대응센터'가 처음으로 전국 최대 농업군으로서 위상도 높이고 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농식품 기후변화대응센터가 해남에 유치될 수 있었던 데에는 해남군과 해남군의회, 해남군민을 비롯해 전남도, 전남도의회, 전남지역 국회의원 등이 합심한 결과다. 이 일선에는 해남군 농정과 '기후변화대응 농업연구단지 조성 TF' 박상철 팀장이 있었다. 기후변화대응센터의 해남군 유치 과정과 이후 과제를 박 팀장으로부터 들어봤다.

 

- 해남에 대규모 국가기관이 유치된 것이 이번에 처음이다. 해남이 공모에 선정될 수 있었던 비결이 있다면.

"전남도가 기후변화대응 농업연구단지 용역을 진행하고 정부에 관련 기관의 필요성을 건의한다는 정보를 듣고 곧바로 해남군에 유치코자 준비에 들어갔다. 유치 전략을 수립해 사전에 준비를 마쳤던 해남군으로서는 타 자치단체가 해남을 벤치마킹해 따라오기 전에 정부의 공모가 빨리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정부는 천천히 준비하고 있었다. 이에 전남도와 협심해 조속한 추진을 건의했고 부지매입을 완료하고 연구를 지원할 기관들과 업무협약도 마쳤던 해남군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또한 후보지 선정 평가기준에 접근성과 정주여건, 연구기관 집적도 등의 항목이 제외됐던 것도 주요했다고 본다. 지난해 농촌진흥청이 추진했던 국립아열대작물실증센터 공모에서 해남에 불리한 접근성과 정주여건 등이 반영돼 유치에 실패했던 경험이 있다. 이를 교훈 삼아 이번 평가기준에는 교통 접근성과 연구기관 접적도 등이 제외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건의했고 받아들여졌다."

- 유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서울대, 전남대, 티맥스소프트, 광주지방기상청 등 11곳의 기관과 업무협약을 맺었는데.

"유치 전략 중 하나였다. 전문가 그룹으로부터 자문을 받아 사전준비로 철저히 대처하고 특히 인력풀을 활용해 다양한 정보도 수집했다. 보여주기식 업무협약이 아닌 수시로 소통하면서 해남이 적지임을 알리고 공모 자료도 체계적으로 준비할 수 있었다."

- 현재 농업분야 기후변화와 관련해 60㏊가 확보돼 있다. 이중 기후변화대응센터(3㏊)을 제외한 부지에 대한 활용방안은.

"25㏊에는 현재 해남, 나주, 완도 등으로 분산돼 있는 전라남도농업기술원 과수연구소가 2024년까지 통합해 들어선다. 35㏊ 중 기후변화대응센터 부지를 제외한 곳에는 농가가 참여하는 실증포장 등을 검토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라 해남의 주작물인 배추, 고구마, 쌀, 마늘 등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 작물들의 연구와 함께 아열대작물 연구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해남군농업기술센터의 고구마연구센터, 과학영농실증시험 기반시설 등도 들어서게 된다."

- 어려웠던 점을 꼽자면.

"해남에 유치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지만 담당자로서는 된다는 확신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국립아열대작물실증센터 공모에 실패해 부담감도 컸다. 해남군의회에서 기후변화 대응 농업연구단지 유치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전폭적으로 도움을 줬다. 전남도지사와 면담을 갖고 해남 유치의 당위성을 함께 알렸다. 국립아열대작물실증센터 공모에 실패했을 당시에는 농촌진흥청에서 1인 시위를 갖고 평가항목의 부당함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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