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승(화산면주민자치위원장)

 
 

지난 8월 말 기준 해남군의 주민등록상 인구는 6만7797명으로 전달보다 120명, 1년 전보다 1477명이 줄었다. 면지역일수록 인구감소는 더욱 심각해 내가 사는 화산면은 1년 동안 140명이 줄었다.

인구가 줄어드는 데에는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많다는 이유도 있지만 정든 고향을 떠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자녀 교육을 위해, 일자리를 찾아, 타 지역에 사는 자녀와 함께 지내고자, 상대적으로 문화·의료 등이 발달된 도시에서 살고자 등 이유도 다양하다.

반대로 도시에서의 삶에 지쳐 귀농·귀촌·귀어 등으로 들어오는 도시민들도 많다. 지난 7월 30일자 해남신문을 보면 지난해 해남에 자리잡은 귀농인은 140명으로 전남 21개 시군 중 5번째로 많고 주거지를 해남으로 옮긴 귀촌인도 1567명에 달했다.

하지만 매년 해남으로 들어오는 전입인구보다 빠져나가는 전출인구가 많아 인구감소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인구감소는 대부분 농어촌마을이 겪는 공통된 문제다. 이렇다 보니 자치단체들은 인구유입을 위해 각종 지원정책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아이를 출산하면 수백만 원에서 1000만 원(셋째아)을 준다는 자치단체도 있다. 이 같은 자치단체 간 출혈 경쟁은 제살 깎아먹기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우리가 사는 마을을 계속해 살고 싶은 마을로 만들어 가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마을을 떠나려는 정든 이웃을 붙잡아야 한다.

주민들 스스로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을 필요가 있지만 아직까진 역량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해남군은 민선 7기 들어 주민자치를 강조하며 읍면별 주민자치위원회, 주민자치회를 조직하고 있지만 자리 잡기까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자치위원들이 모여 회의할 공간이 없어 면내 다른 단체 사무실에 얹혀 지내야 하는 곳도 있다. 각자 생업으로 모이는 시간을 맞추기도 쉽지 않다. 저녁 시간을 이용해 회의를 열지만 무보수 명예직이어서 회의에 참석해도 교통비도 지급받지 못한다. 회의를 해도 이를 정리하고 관리·추진할 전담인력, 상근인력이 없는 점도 어려움이다.

이렇다 보니 지역에 대한 자원조사, 주민과의 소통, 발전방향 모색, 주민자치센터 운영·관리 등 해야 할 일은 많지만 속도가 나지 않는다. 처음 시작했을 당시 가졌던 열정도 조금씩 사그라드는 모습이다. 지금부터라도 주민자치에 대한 열정이 이어갈 수 있도록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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