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기후변화 시대에 살고 있다. 근래에 변화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수십 년이 지나면 전혀 다른 기후에서 사는 상황에 처할 것이다. 인위적인 기후변화의 대표 주자는 대기의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에 따른 온난화이다. 온난화는 폭염, 혹한, 가뭄, 폭우 등을 다반사로 몰고 온다. 지난해 여름 54일이라는 최장의 장마가 그렇고, 해남에는 올해 1월 영하 17.1도라는 기상관측 이래 최저 기온을 기록하고 7월 말에는 5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이러한 기후변화는 우리 삶의 변화와 적절한 대응을 요구한다. 환경이나 농업, 산림 등 여러 부문에서 기후변화라는 큰 틀에서 대비해야 지속가능한 생활도 보장된다. 온실가스 증가는 작물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고, 식량 불안과 굶주림으로 이어진다.

이젠 더 이상 기후변화를 보고만 있을 수 없게 됐다. 특히 농업의 새로운 방향 전환을 주문한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이를 대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게 농식품 기후변화대응센터 설립이다.

해남에 농식품 기후변화대응센터가 들어선다. 해남이 일찍이 유치한 적이 없는 대형 국책사업이다. 이곳에서는 앞으로 혹서나 혹한, 태풍이나 가뭄 등의 조건에서 농업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하고 데이터를 축적하게 된다.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농법을 연구하고 이를 전국에 전파한다. 말 그대로 농업부문의 기후변화 대응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이다.

기후변화대응센터는 삼산면 평활리(행정리로 나범리) 일원 3ha(9000평) 부지에 4079억원의 전액 국비를 들여 조성된다. 내년 사업에 착수해 오는 2025년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해남군은 기후변화대응센터를 유치하기 위해 치밀한 준비를 해왔다. 도내 5개 지자체(고흥, 영암, 무안, 장성)의 1차 관문을 뚫고 전남 후보지로 선정된 데 이어 4개 도(충북 음성, 충남 당진, 경남 고성)와 경쟁에서 최종 후보지로 확정됐다. 이러한 노력과 성과에 박수를 보낸다.

전국 최대 농군(農郡)인 해남이 농식품 기후변화 대응의 메카를 향한 첫 발을 내디뎠다고 볼 수 있다. 기후변화대응센터가 계획대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여러 절차가 남아있다. 당장 예비타당성을 통과해야 하고 후보지의 기반시설 조성 등이 순조롭게 진행되어야 한다.

정부는 농업 분야의 여러 기관 신설이나 프로젝트를 검토하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기후변화대응센터 유치를 기반으로 앞으로도 유사한 국책사업을 끌어들여 해남이 명실공히 농업의 메카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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