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 농촌 점령하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1> 해남의 산과 들, 바다까지 뒤덮는 신재생에너지
육형주 기자  |  six@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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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9.24  14: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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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군 산이면 구성지구에는 96㎿ 규모의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가 들어섰다. 문내면 혈도간척지에도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 건설이 추진되고, 화원면 해안가와 산에는 풍력발전소가 들어서려 한다. 해남은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한다는 미명 아래 환경파괴와 미관훼손을 넘어 지역분열도 발생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필요성과 문제점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 싣는 순서 |

① 해남을 뒤덮는 신재생에너지
② 태양광 발전 영농형으로 농촌 설치 유도
③ 육상부터 해상까지 풍력 발전의 위협
④ 친환경에너지 자립을 꿈꾸는 거창군
⑤ 시민들 모여 태양광 발전 나선 안산시

 

   
▲ 마을 옆에 태양광발전시설이 들어선다는 계획에 주민들이 군청 앞에서 집회를 갖고 사업 철회와 반대 목소리를 내는 모습이 낯설지 않을 만큼 자주 반복되고 있다.
   
 

2011년 이후 발전사업허가 크게 늘어
730만㎡ 면적에 태양광시설 설치돼

농어촌이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역민들은 신재생에너지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삶의 터전을 훼손하는 무분별한 행태에 반발하며 반대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 해남은 화력발전소를 두고 지역 내 분열을 겪었다. 그 모습이 재연되며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맞서고 있다.

매년 예측할 수 없는 기후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기후변화의 주된 원인은 석유와 석탄 등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며 온실가스를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을 외치고 있다.

우리 정부도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발표하며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56.6~70.8%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그만큼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 풍력 등 발전시설이 더욱 필요해지고 있다.

해남에서는 지난 2011년부터 올해 7월까지 총 2468건의 전기발전사업허가가 났다. 전기발전사업허가는 발전용량에 따라 허가를 내주는 주체가 다르다. 지자체는 1㎿, 광역자치단체는 3㎿까지 허가를 내주고 있으며, 3㎿를 넘는 것은 산업통상자원부가 허가한다. 2468건 중 군이 2402건, 전남도가 49건, 산자부가 17건을 허가했다.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곳도 32곳이 있다.

2011년 이전 61건(전남도 13건, 군 48건)에 그친 것에 비하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2017년에 발표한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 이후 사업허가와 개발행위허가 기준이 완화되면서 신재생에너지의 진입 문턱도 낮아져 우후죽순격으로 태양광발전시설이 들어섰다.

군에서도 조례를 개정하며 전기발전시설 설치 기준을 강화했으나 개정일 전에 발전사업허가를 받은 사업자는 개정된 기준을 적용받지 않아 입법예고 기간에 848건이 몰리기도 했다.

전기발전사업허가를 받고 개발행위까지 이어진 것은 2103건으로 42건이 신청 중이다. 면적으로 살펴보면 총 729만8004㎡로 논과 밭, 대지 등에 393만5201㎡, 임야에 336만2803㎡이다. 해남의 전체 면적에 비하면 0.7%에 해당하는 면적이나 주변을 둘러보면 어렵지 않게 태양광발전시설이 보인다. 농촌의 경관을 훼손하는 것으로 태양광발전시설이 지목되고 있다. '청정 해남'의 이미지와는 상반되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태양광발전시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전남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태양광발전시설이 위치한다. 전력거래소와 한국전력공사, 한국에너지공단이 운영하는 '신재생 원스톱 사업정보 통합포털'을 보면 전남에는 1675㎿의 태양광발전시설이 있다. 전남에 이어 충남 695㎿, 경북 557㎿ 등으로 격차가 크다.

최근 들어 전기발전사업에서 주민참여형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주민참여형은 전기발전사업을 추진할 때 발생하는 주민들의 반대 의견을 사업 참여와 수익 배분으로 주민 수용성을 확보하는 방법으로 이용되고 있다.

주민참여형은 해당 발전소 반경 1km 이내에 소재한 읍·면·동에 1년 이상 거주한 사람이면 참여가 가능하며 최소 5인 이상, 1인 투자금은 30% 미만이어야 한다. 특히 대규모 발전사업을 추진하는 업체들은 주민참여형으로 주민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발전사업이 시작되면 고정적으로 수입이 생긴다고 하니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주민들도 많다.

주민참여형은 발전 수익에도 가중치가 붙는다. 발전 수익은 한전이 전기를 매입하는 단가(SMP)와 신재생에너지로 전기를 만들었다는 인증서(REC)를 판매해 수익을 얻게 된다. 한전은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 제도(RPS)에 따라 신재생에너지를 일정 비율 이상 공급하도록 하고 있다. REC에는 발전방식과 주민참여형 등에 따른 가중치가 발생한다.

풍력발전을 예로 들면 주민참여형의 경우 총 사업비 기준 주민들이 2%를 투자하면 0.1, 4%를 투자하면 0.2가 더해진다. 풍력발전의 연안해상 기본가중치는 2로 주민들이 총 사업비의 4%를 투자하면 0.2가 더해져 REC 금액에 2.2를 곱하게 된다.

주민참여형의 허점도 있다. 대규모 발전시설의 경우 주민들이 참여하려면 투자해야 하는 금액이 커진다. 2000억 원대의 사업비가 필요하다고 했을 경우 REC 가중치를 받기 위해서는 2%는 40억 원, 4%는 80억 원이 필요하다.

이때 업체들은 채권과 융자 등을 활용해 주민 투자비를 대체할 수 있다며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고 회유한다. 당장 자본이 들어가진 않겠지만 결국은 주민들이 만든 협동조합이 투자비를 부담하는 것이란 걸 생각해야 한다.

태양광에 이어 해상풍력까지
농지·산림 훼손과 주민 분열

대규모 태양광과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발전사업이 추진되면서 지역에서는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대립하고 있다.

문내면 혈도간척지에는 400㎿ 규모의 대규모 태양광발전시설이 추진되고 있다. 지난 2019년 전기발전사업허가를 취득했으며 환경영향평가, 토지형질변경, 개발행위허가 등의 단계를 밟아나가고 있다. 혈도간척지를 임대해 농사를 짓던 농민들은 농사지을 땅을 잃었으며 지역은 찬반으로 나뉘어 갈등을 겪고 있다.

지난해까지 반대측 주민들은 집회를 가지며 사업철회를 요구해 왔으며 업체와 주민들이 혈도간척지 진입로를 서로 막으며 대립했다. 현재는 소강상태를 유지하는 것처럼 보이나 업체에서 개발행위허가를 신청하면 갈등은 수면 위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혈도간척지를 두고 문내면과 황산면의 온도 차도 크다. 황산면은 찬성이 많지만 문내면은 반대가 많다.

   
▲ 솔라시도 구성지구에 들어선 태양광발전단지.

지난해 솔라시도 구성지구에는 98㎿ 규모의 태양광발전단지가 운영을 시작했다. 이곳도 주민참여형으로 추진돼 해당 부지를 소유했던 구성, 황조, 유동, 당후, 신농의 123세대가 참여했다. 이를 두고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도 사업 참여를 요구했으나 거절됐다.

지난 9일에는 화원면 매월리 해상에 추진되는 매월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사업 해역이용영향평가서(초안)에 대한 설명회가 화원면사무소에서 열렸다. 이 사업은 8㎿의 풍력발전시설이 12기 등 96㎿의 규모로 추진될 계획이다. 설명회에는 40여 명의 지역민들이 모였으며 풍력발전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거주환경파괴 풍력발전반대'라고 적힌 조끼를 입고 참석했다. 풍력발전을 설치하기 전 목포지방해양수산청과 해역이용영향평가를 진행하며 열린 첫 설명회로 초안에 대한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는 A 씨는 "설명회에서 해남군 로고가 현수막과 PPT에 사용되면서 마치 해남군이 사업을 주관하는 것처럼 보여 문제점이 제기됐다"며 "해남군수 이름으로 주민공람과 설명회 개최 공고가 붙은 것도 그렇고 지역 현안에 대해 군이 안일하게 대처하는 것같다"고 말했다.

군은 목포지방해양수산청의 업무협조에 따라 해역이용영향평가서 초안 주민공람과 설명회 개최를 공고했으며 군이 사업을 주관하는 듯한 모습은 현장에서 지적돼 업체가 잘못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찬반으로 나뉜 주민들 사이에 고소·고발까지 이어지고 있다. 화원면에서는 풍력발전시설 예정 부지 주변에 있는 땅과 농막 등에 주소지를 옮겨 놓은 사람들이 주민등록법 위반으로 고발됐으며 마을 단체 대화방에 전 임원들의 전화번호와 생년월일을 유출했다고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고소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소·고발을 당한 사람들이 반대 의견을 피력했던 사람들로 알려지면서 일부에서는 업체에서 주민들을 선동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계속되고 있는 기상이변을 줄이기 위해서 탄소중립과 신재생에너지 확산이 필요하다는 것은 지역민들이 전부 공감하는 부분이다. 우려되는 것은 에너지 사용량이 많은 대도시를 위해 풍광을 해치는 시설이 농어촌에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삶의 터전을 지키고자 목소리 높이는 지역민들을 단순히 '님비현상'으로만 볼 수는 없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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