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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의 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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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9.10  12:2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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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이란 갱도의 막다른 곳이다. 갱도의 끝에 다다라야 석탄을 캘 수 있다. 우리 주변에서는 막가는 인생을 막장 인생이라 부른다. 더이상 오갈 데가 없는 인생을 지칭한다. 갱도의 끝이 없으면 석탄은 캘 수 없다.

그곳에서 일하는 광부는 최하층 인생으로 비하되어도 아무렇게나 막 사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갱도의 끝에서 석탄을 캐서 사랑하는 가족을 돌보고 자식 농사를 지었다.

우리 인생의 막장은 어디인가. 죽을 때 들어가는 관인가. 그렇다면 끝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사라진 인생이다.

끝에 다다르지 못한 인생, 꿈과 현실의 괴리가 클 것이다. 지하 갱도의 끝에 다다르지 않고 석탄을 말로만 캐는 인생들, 노동의 대가도 모르고 인생의 끝도 모르는 어설픈 삶을 살다가 끝난다. 지상에도 갱도의 끝이 수없이 많다.

농사의 막장은 어디인가. 아무도 모른다. 농사는 끝이 없는 일이어서 그런가. 향후 4차 산업 혁명 후의 그린(Green) 혁명을 말하는 5차 혁명의 주역이라고도 말하는 이가 있다.

농사가 참된 삶의 갱도라는 것이다. 농사일이 힘들고, 힘든 만큼 소득이 나오지 않는다고 해도 욕망을 조금 줄이면 도시보다는 훨씬 나으리라. 농사는 자연 속에서 삶을 이어가는 행복이다.

인생의 끝은 죽음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고, 지어놓은 농사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

죽음과 함께 모든 것이 끝이라면 주변에 아무도 없는 사람이리라. 완성하지 못했을지언정 무언가 열심히 하던 일이 있었다면 끝을 보려고 살았다는 징표인 것이다.

완성에 대한 스스로의 욕망을 줄이면 만족도가 높아지리라.

데카당스(decadence), 퇴폐를 음유할 농사는 없다. 자신의 타락을 지적 언어로 희롱한 지식인들의 풍조가 새삼 땅끝에 도착했을 리가 없다.

위치상으로 한국의 땅끝, 누군가에게는 희망을 주는 성지이다. 성지는 종교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사람의 삶 속에 기를 주는 곳도 성지이다.

삶이 고단할 때, 땅끝에 가서 희망을 보고 다시 힘을 내는 이들이 많다. 그 좋은 이미지 하나로 우리에게 꿈을 주던 마을이 퇴폐와 한 자리에 서서 희망의 기를 더럽히고 있다면 지탄받아 마땅하다.

결혼 이후 아내에게 한 번도 '따순' 밥 한 끼 안 사던 양반이 처음 보는 여인에게 밥 사주고 돈까지 주었다는 것이 코로나 감염 경로 조사에서 탄로(?)나서 이를 눈치챈 아내가 화를 낸다고 윽박지르지 말고, 용서를 빌고 사과하는 남자야말로 갱도의 끝에서 보석을 캐는 남자이다.

남자다움은 술을 빌어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괴성에 있지 않고, 조용히 사랑을 쓰다듬고 가족을 챙기는 사람이다. 진정 땅끝의 남자라면 막장과는 거리가 먼 가슴이 뜨거운 사람이다. 농촌 지역에 퇴폐를 권유하는 마을이 있다면 답이 없는 마을이다.

농사를 술과 은밀한 퇴폐로 파묻어 마을에 공포를 조장한다면 이는 비극이다. 남자의 유흥과 여가는 여성의 상품화에서 망가진다. 여성의 성을 사는 순간 자신의 영혼은 타락한다. 딱 한 번만 하다가 몇 년이 가도 끝을 모르는 유흥은 병적인 중독증이다. 멈추고 돌아보면 아름다운 인생 농사가 기다리고 있으리라.

해남 땅끝은 삶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희망의 받침돌이다.

조용하던 땅끝에서 느닷없이 퇴폐 업소로부터 코로나19가 확산되었다고 하니 한마디 보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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