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천(향우·경기도 과천시)
병자호란 삼전도 비보 들려오던 날
선조 의병들
주성산 줄기에 한숨 내뿜었네
어이 할 거나 이 가슴 찢는 사태를,
오늘의 치욕 잊지 말자 뜻을 모으고
청송(靑松) 한 뿌리 깊게 심었네
면류관은 어디 두고, 한 줌 잘못도 없이
내 하늘 아래 맨땅 찍던 이마인가
금상(今上)의 이마는,
만백성의 이마이온데…
이제 사백 성상 흘러
그날의 청송은 노송(老松)이 되었고,
잎사귀 흔들려도 푸르름 여전하고
가지는 늙어도 풍설 앞에 의연하더니,
서녘 노을 만장(輓章)인가
그예 머나먼 길 떠나갔네
위국 충절의 표상 우리의 노송,
죽어도 떠날 수 없는 땅
주성산 줄기줄기,
그 이름 '노송리(老松里)'! 영원하리
<글쓴이는 올해 83세로 해남 산이 노송리가 고향이다. 올해 2월 노송리에 유물전시관이 건립되어 전남도지정문화재인 조상의 서적이 보존되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이를 소재로 시를 지어 해남신문에 보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