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모(해남교육지원청 교육장)

 
 

해남교육장으로 발령받은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년이 되어 임무를 마치고 학교로 되돌아갑니다.

교육청도 학교 아이들을 위한 일을 하지만 그래도 아이들과의 거리가 다릅니다. 매일같이 아이들과 눈 맞추고 이야기 나누는 학교와 학교를 지원하고 지역의 교육 문제를 함께 소통하며 풀어가는 행정의 역할은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맡겨진 교육장의 소임에 몰입하면서도 항상 아이들이 그리웠는데, 이제는 타지역 학교에 가서 해남을 그리워하고 해남의 발전을 기원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동안 함께 해주신 해남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교육 때문에 머물고 교육 때문에 찾아오는 해남'은 해남교육지원청의 슬로건입니다.

고맙게도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시고 의미 있는 진전을 위해 함께 참여해 주셨습니다. 해남에서 교육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학교를 넘어 지역과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찾고자 하는 의도가 담겼습니다.

3년 전 아직 교육공동체에 대한 인식이 공유되지 않았을 때, 교장 선생님과 면장님, 군의원님, 교육청과 군청 직원, 지역 활동가분들이 함께 완주, 시흥, 순천 등을 찾아 직접 보고 해남의 교육을 고민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지금은 마을교육공동체에 대한 인식이 정착되어 있고, 한 걸음 더 나아가 군청과 군의회 지원으로 마을교육공동체를 주도할 중간지원 조직 조례도 제정되었습니다.

군청-군의회-교육청과 학교-지역민이 함께하는 거버넌스와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할 수 있는 주민자치의 교육에 대한 연대는 해남의 미래 발전에 가장 중요한 개념일 것입니다.

지금 OECD 국가를 비롯한 전 세계 교육은 2030년대에 초점이 맞추어져 변혁을 시도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교육 변화의 핵심은 학생이 현재와 미래 모두 행복하면서 주체적인 자기 삶을 살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과제 해결을 위해서는 물론 학교 내부의 개혁이 중요하지만 지역과 함께 하지 않으면 한 걸음도 나갈 수 없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마을교육공동체 활동들이 잠시 주춤거렸지만 계속 진화 발전하기를 기대하는 이유입니다.

저는 해남에 있는 동안 진심으로 '위대한 해남인의 시민의식'에 감동한 적이 많았습니다.

교육에 대한 변혁과 소망이 꿈꾼다고 모두 다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해남이기에 가능했던 일들이 많았기 때문에 이런 말씀을 드립니다.

그래서 해남에서 저도 보람 있었고, 해남을 통해 세상을 다시 보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우리 학생과 교직원들을 비롯한 해남 군민 모든 분들의 행복을 기원합니다. 가까이에서 항상 해남을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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