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8월 셋째 주 '장학주일'
첫 장학금은 3000만원 금융 대출로 시작
지역사회 도움 위해 종교 구분 없이 선발

▲ 장학위원들이 학생들에게 장학증서를 수여하고 있는 모습.
▲ 장학위원들이 학생들에게 장학증서를 수여하고 있는 모습.
▲ 지난 15일 양무리교회에서 학생들과 장학위원들이 장학금 수여식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지난 15일 양무리교회에서 학생들과 장학위원들이 장학금 수여식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해남읍에 위치한 양무리교회(담임목사 김대길)의 매년 8월 셋째 일요일은 '장학주일'이다. 올해로 12년째다.

지난 15일 2부 예배 마지막 순서로 열린 2021년도 장학증서 수여식에서 대학생 32명, 고교생 10명, 중학생 12명 등 54명이 장학금을 받았다. 1인당 대학생 150만 원, 고교생 60만 원, 중학생 40만 원으로 모두 5880만 원의 장학금이 전달된 것이다.

양무리교회의 장학금은 종교를 구분하지 않고 대상자를 선발한다.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큰 틀에서 해남에 기반을 둔 꿈나무들에게 지급된다.

중·고교생은 학교장 추천이나 교회 장학위원회가 선발하고, 대학생은 신청자를 대상으로 심의를 거쳐 선정된다. 신앙 유무에 관계 없이 가정경제 여건이나 비전, 성적 등이 주요 선발기준이다.

장학금 출발은 1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9년 6월 창립 예배를 올린 양무리교회는 이듬해 3000만 원 정도의 금융권 대출을 받아 처음으로 장학금을 지급했다. 여기에는 김대길 목사의 의지가 많이 작용했다.

김 목사는 "해남에서 자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장학사업을 해보자는 의견에 교인들이 흔쾌히 뜻을 함께해줘 지금도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교회 초기 재정 여건이 열악해 후원금과 대출을 받아 첫 장학금을 지급했다"고 말했다. 대출까지 받아 장학금을 지급하게 된 것은 나름의 사연이 있다. 김 목사는 해남고 2, 3학년 때 다니던 해남읍교회에서 3만원씩 두 차례 장학금을 받았다. 어려운 가정형편에서 받은 당시의 장학금은 평생 기억으로 남았다.

양무리교회는 2010년부터 매년마다 5000만~600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해오고 있다. 이를 위해 매년 교회 지출예산을 편성할 때 장학금 항목을 세운다. 교인들이 때로는 장학금 명목의 헌금을 별도로 내기도 한다. 12년간 지급된 장학금이 6억 원을 넘는다. 그동안 700여 학생들이 혜택을 받았다.

김 목사는 "장학금을 받았던 학생들이 나중에 직장생활을 하면서 감사의 편지를 보낼 때면 눈물이 날 정도로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가능하면 생활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주로 지속적으로 장학금을 지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등록 교인이 1000여 명에 달하는 양무리교회는 이와 별도로 교인 자녀나 청소년에게 자체 장학금도 지급한다. 태풍 등으로 지역민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면 적극적으로 돕기에 나선다. 지난 7월 초 호우피해를 입은 주민이나 교인들에게 긴급생활지원금을 전달했다. 매년 6월 창립기념일에는 저소득층과 독거노인을 위해 읍사무소에 쌀을 기탁하거나 경로당을 찾아간다.

김 목사는 "해남의 모든 것이 잘되도록 항상 기도하고 있다"면서 "우리 교회가 지역사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감사하고 만족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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