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에 30여 년 만에 다시 들어선 영화관인 '해남시네마'가 예상보다 빠르게 안착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13일 문을 연 영화관을 찾은 관람객이 36일간 7000명을 넘어선 것이다. 91석과 45석 등 모두 136석 규모의 2개 상영관에 하루 평균 200명 가까이 찾은 셈이다.

코로나19에 따른 거리두기로 한 칸 띄어 앉기 등의 여건을 감안하면 영화관 운영사도 미처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호응을 받고 있다. 관람객 수를 기준으로 하면 전국 61개 작은영화관 가운데 가장 많은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먼저 개관한 타 지역의 작은영화관들에게 막 출발한 해남시네마가 모델이 되고 있다고 한다.

단순히 관람객 수를 기준으로 영화관이 군민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섣부를 수 있다. 많은 관람객이 찾은 것은 여러 요인에서 찾을 수 있다.

우선 30여 년 만에 해남에 다시 영화관이 들어서면서 그동안 영화 관람에 목말라 있던 지역민의 갈증을 어느 정도 해소시켰다고 풀이된다. 개관 초기 반짝 효과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가급적 외지 방문을 자제하고 지역에서 영상문화를 즐기려는 경향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곳에서 영화를 관람한 지역민 사이에 시설과 서비스 등에서 대체로 만족감을 보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해남시네마를 위탁운영하는 작은영화관(주)은 초기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작은영화관의 취지에 충실해야 한다. 작은영화관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영화관이 없거나 해남처럼 경영 악화로 오래 전 폐관된 시군에 건립되는 소규모 영화관이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운영하거나 해남처럼 전문 업체에 위탁하고 있다.

운영사는 개관 초기에 군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는 만큼 기대에도 부응해야 한다. 작은영화관은 지역민에게 영상문화 혜택이라는 큰 공익성을 갖고 있다. 좋은 영화를 상영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여기에다 관람객에 대한 서비스 향상과 수익의 지역 환원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지역민들로부터 지속적으로 사랑받는 영화관이 되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물론 운영사 측은 코로나19의 제한을 받는 상황에서도 다양한 행사를 하고 있다. 노인의 날인 오는 10월 2일에는 65세 이상 고령층에게 무료 관람을 하도록 하거나 식사 제공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운영과정에서 지역민의 의견도 자주 들어보며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 사랑받는 영화관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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