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은희(해담은 3차 아파트 공동체 대표)

 
 

지난 해남읍 5일장 날, 운좋게(?) 코로나 백신 모더나를 1차 접종할 수 있었다. 전 주 접종자들은 모더나로 예약했는데 화이자를 맞았다고 했다. 모더나의 공급량이 정부가 예상한 만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EU에 납품하는 코로나 백신가격을 8월 초에 올렸다면서 다른 국가들에게도 도미노로 가격 인상이 우려된다며 가난한 나라들은 백신을 구하기가 더 어려워질 거라고 주간경향이 보도했다. 다른 국가에는 물론 우리나라도 포함될 것이니 코로나19로 횡재한 것 같은 제약회사가 갑질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었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왕서방이 번다더니만 고통은 전 세계인이 겪고 돈은 몇몇 제약회사가 치료제가 아닌 백신으로 벌고 있구나 싶었다.

예방효과보다 백신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우려에도 AZ(아스트라제네카) 잔여 백신을 30대 이상의 성인이 앞다퉈 맞는다는 보도에 안타깝고 걱정스러운 한편 파렴치한 자본의 민낯에 분노를 표하며 우리나라 정부에도 불신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은 아닐까 잠시 생각해봤다.

1986년 연세대에서 서울시청까지의 이한열 열사의 백만 명 장례식 행렬에 아주 작은 점으로 있었던 필자는 86세대 전체가 매도당하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지만 곳곳에서 이당저당 정치전문가로 변신한 일부 86세대에 많이 실망했다.

모든 정치전문가들의 목표는 당선이며 그들이 속한 정당의 집권이다. 그런데 그게 끝이다. 아니, 끝인 것처럼 보인다. 문재인 정부 또한 그래 보여 실망스럽고 그 정부의 중심세력인 86세대에 절망하는 이유이다.

코로나 초기 진단키트와 마스크의 전 세계적인 히트에 만족하지 말고 정쟁 중에도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도록 기업들을 독려해야 했다. 공공성을 갖는 사안이니까 말이다.

백신이나 치료제의 문제만으로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19가 장기적으로 지속되면서 대학교는 이번 학기까지 포함하면 4학기나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게 된다. '줌(ZOOM)을 통해 실시간 화상 수업을 하고자 하는 교원 모두 제한 없이 이용 가능하도록 줌 라이선스 구매 완료'라는 문구가 첨부된 2021년도 2학기 학사운영을 한시적으로 비대면 수업으로 시행한다는 공문은 진작 받았다.

학교는 라이선스를 얼마에 구매했을까 궁금해지면서 화가 나는 대목이다. 코로나가 지속되면서 대면을 제한하고 있어 비대면 모임들이 활성화되고 어쩌면 일상화될지도 모른다. 그런데 아이티(IT) 강국이라는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이미 줌을 대부분의 학교는 구매해서 사용하게 하고 있다.

줌은 코로나 초기에 40분 무료에서 무제한 무료를 선포했다. 컴퓨터 백신 프로그램을 무료로 배포한 안철수가 또 있구나 하는 생각에 그래도 아직은 괜찮은 세상이라는 안도감이 들었는데 그게 원숭이의 꽃신이었다니. 이런 상황들은 이미 예견되어 있었다.

벌써 내년 선거로 여기저기 시끄럽다. 얼마 전, 줌으로 한 독서토론의 끝맺음이 "당신은 좋은 이웃입니까?"였는데 선거판을 기웃거리는 많은 이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준비된 사람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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