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로 품질 떨어져 처리 못해
산이 저온창고에 30만개 쌓여
재난지원금도 제외 어려움 가중

▲ 저온창고에 폭우로 품질이 저하된 초당옥수수가 가득 쌓여있다. 일부는 썩고 품질이 더욱 나빠지고 있다.
▲ 저온창고에 폭우로 품질이 저하된 초당옥수수가 가득 쌓여있다. 일부는 썩고 품질이 더욱 나빠지고 있다.

초당옥수수 재배 농가들이 이달 초 폭우와 연이은 비로 수확한 옥수수의 품질이 나빠져 팔지도 버리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산이잡곡영농조합법인(대표 박병주)은 올해 10농가가 12만평에 초당옥수수를 재배했다. 농가들은 지난달 중순부터 수확에 나서며 3분의 2가량 수확했지만, 지난 5일과 6일 내린 폭우와 연이은 비의 영향으로 이후에 수확된 옥수수의 당도가 떨어지는 등 품질 저하로 판매하지 못하고 있다.

박 대표는 "비가 계속 내리고 언제 그칠지 모르는 상황에서 농가들과 남은 물량의 수확을 서둘렀다"며 "4만5000평 정도를 수확했지만 비를 맞아 평균 당도 18~19브릭스가 나오던 것이 12~13브릭스까지 떨어지고 쉰 냄새가 나는 등 상품성이 크게 떨어져 판매를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소비자들의 주문이 늘면서 올해 농사 규모를 키웠는데 판매되지 못한 옥수수가 저온창고에 30만개가 쌓여있다"며 "폭우 이후 수확한 초당옥수수에서 피해가 발생해 농작물 재난지원금을 탈 수 있을까 해서 신청했는데 지원대상에 포함되지 못해 어려움이 크다"고 덧붙였다.

군은 초당옥수수 농가들의 어려움을 파악하고 농림축산식품부와 전남도에 문의했으나 재난지원금은 최소한의 생계유지를 위한 지원이고 수확한 농산물에 대한 규정은 없어 지원대상이 아니라는 답변을 받았다.

초당옥수수는 수분이 많고 당도가 높아 아삭한 식감으로 과일처럼 생으로 먹을 수 있어 인기를 얻고 있다. 초당옥수수의 선호가 높아지면서 전국적으로 재배 농가가 늘어 공급이 많아지면서 가격도 일부 하락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건비가 크게 오르며 농가 부담은 더욱 커졌고 여기에 폭우로 피해가 발생하면서 처리하지 못한 옥수수가 쌓여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초당옥수수는 수확 후 저온창고에 10일 정도 저장할 수 있는데 창고에 넣어둔 지 20일이 훌쩍 넘어가면서 일부는 썩기 시작했고 상품으로 팔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렇다고 폐기할 방법도 찾기 어려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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