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군, 무상으로 받아 관리비만 축내
예산 쏟아 재운항해도 수지타산 암울

 
 

탑승객이 없어 매년 수억 원의 적자를 내며 휴업상태에 있던 '울돌목거북배'를 해남군이 전남개발공사로부터 무상으로 양여 받은 지 2년여가 지났지만 여전히 활용방안을 찾지 못하고 휴항만 계속되고 있다. 

 

특히 울돌목거북배가 운항을 재개하기 위해서는 수억 원의 예산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사실상 운항한 날보다 부두에 정박해 있는 날이 더 많을 정도로 관광객들이 외면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것인지 진퇴양난에 빠졌다.

해남군은 울돌목거북배를 무상으로 받아 점검과 리모델링을 거쳐 카페 등을 조성하는 한편 기존 우수영항과 진도벽파항을 오가던 운항코스도 해남에 맞는 코스로 변경해 인근 관광지와 연계한 활성화 방안을 추진한다며 지난 2019년 공유재산관리계획안(울돌목거북배 무상양수의 건)을 해남군의회에 제출했으며, 제295회 임시회에서 통과됐다.

지난 2008년 10월 첫 운항을 시작한 울돌목거북배는 적자운영으로 관광객이 18인 이상일 때만 출항하다가 이마저도 운행하는 날이 거의 없어 지난 2017년 9월 휴업신청을 내고 운항을 중단했다. 울돌목거북배 건조에는 46억여 원의 사업비가 투입됐으며 당시 누적적자가 3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전남개발공사는 수차례 울돌목거북배를 받아줄 것을 요청했으며 지난 2019년 해남군과 무상양여를 협의하게 됐다.

하지만 해남군으로 운영권이 넘어온 현재도 여전히 운항을 재개하지 못한 채 문내면 우수영항에 정박해 있는 실정이다. 해남군 예산서를 살펴보면 지난해와 올해 무인경비용역, 보험료, 임시항해검사 수수료, 전기요금, 엔진 등 점검 용역 등으로 4000만~5000만원의 관리비용만 소요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운영계획도 수립하지 못해 울돌목거북배 운항을 위해 필요한 유류비와 인건비 등은 예산서에 반영조차 돼 있지 않다.

운항 재개에 수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지만 수익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것인지 난감한 입장인 것.

군 관계자는 "운항을 재개하기 위해서는 엔진 점검에 3억여 원, 인건비 등으로 연간 5억~6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대개 여객선 수명을 15~20년 정도로 보고 있지만 울돌목거북배는 취항한 지 13년여가 지나 여객선으로 활용방안을 찾아야 하는 것인지, 육상으로 옮겨 다른 활용방안을 찾아야 하는지 숙제로 남아있다. 

군은 울돌목거북배를 육상으로 올려 전시관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울돌목거북배는 명량해전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관광객이 거북선 위에서 역사 현장을 둘러볼 수 있도록 하는 등 관광객 유치를 위해 전남도가 전남개발공사에 의뢰해 이뤄졌다. 길이 49m, 폭 10m의 368톤급으로 170여 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고 영상과 문화해설을 보고 들을 수 있는 3D입체영상관 등이 설치됐다. 해남 우수영~진도 녹진항~울돌목~진도 벽파진항을 하루 4차례 운항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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