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마트 매입해 추진
대의원 문제 제기로 보류

북평농협(조합장 여영식)이 20억원을 들여 인근 마트를 매입한 뒤 하나로마트를 확장하려는 계획이 임시 대의원 총회에서 부결되는 바람에 일단 무산됐다.

북평농협의 하나로마트와 25m 인접한 A 식자재마트가 올해 초 운영 중이다. 하나로마트 확장 신축을 추진한 북평농협은 신축 비용과 식자재마트 인수 비용의 차이가 크지 않아 인수하는 방안으로 이사회 심의를 거쳐 대의원 총회를 가졌다.

지금의 마트와 사랑채 부지에 마트를 신축할 경우 토지 구입과 철거, 건축 및 부대비용으로 약 21억원, 식자재마트 인수에는 매입 1억9800만원과 부대비용을 포함해 20억7000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경쟁 마트를 인수함으로써 고객확보와 매출향상 등 향후 마트사업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B 대의원은 "작은 농협에서 20억원이라는 큰 예산을 쓰는데 체계적인 검토도 없이 주먹구구식 사업 추진을 하려 한다"며 "농협이 조합원들의 농산물을 판매해 이익을 얻어야 하는데 이런 사업에 인색하면서 감정평가도 받지 않고 20억원이나 들여 마트를 산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마트 사업이 성장할 요건이 보이지 않는데 덜컥 사업을 추진해 손실을 입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들에게 돌아간다"며 "다양한 경우의 수를 가지고 체계적인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의원 총회에서는 거액의 예산을 투자하는 데 농협중앙회의 경영컨설팅이나 고정투자심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 농협의 업무 수행결과에 대한 판단과 평가를 해야 할 감사가 마트추진위원에 포함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북평농협 관계자는 "사업계획을 세우고 대의원의 승인을 받는 자리였으나 대의원들의 우려가 컸다"며 "대의원들의 의견에 따라 사업 추진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보류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농협중앙회의 경영컨설팅과 고정투자심사 등을 진행했고 이를 검토해 총회에서 사업별 비교 등을 설명했다"며 "마트 추진위는 결정기관이 아니어서 감사를 포함해도 문제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이사와 감사 등 임원에게 농산물상품권 40만원씩 지급한 것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임원들은 실비 이외에는 받을 수 없는데도 상품권을 지급했다는 것.

이에 대해 농협 측은 지난해 임직원을 대상으로 춘추계체육대회와 사업추진결의대회 등의 행사를 코로나19로 진행하지 못해 남은 예산으로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한 상품권을 지급하면서 임원들도 포함시킨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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