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흥사 "코로나 시국에 물의 빚어 진심으로 참회"

코로나19 4차 유행이 확산하는 가운데 대흥사 스님들이 경내에 있는 유선관에서 8명이 함께 모여 식사를 겸한 술자리를 갖는 등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해남군과 대흥사 측에 따르면 스님 7명과 유선관 주인은 지난 19일 저녁 8시 유선관 안에서 저녁 식사 겸 술자리를 가졌다.

19일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비수도권에서도 사적모임 참석 제한 인원이 8명 이상에서 5인 이상(최대 4명만 허용)으로 강화된 행정명령이 처음 발령된 날이다. 이에 국민 모두가 방역수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누구보다 솔선수범을 보여야 할 종교계에서 이를 어기고 술자리를 가진 것이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전남도의 경우 사적모임 허용 인원을 오는 8월 1일까지 2주간 4명으로 제한하되 백신 2차 접종자는 제한 인원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하지만 해남군 조사 결과 논란이 된 술자리의 경우 8명 가운데 2명만 1차 접종을 맞았고 나머지는 백신접종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흥사 측은 "사찰 소유의 유선여관이 운영자가 바뀌어 개업을 앞두고 있고 최근 수해까지 입은 상황에서 여관 주인이 집안의 평안과 사업 의 번창을 바라는 안택고사를 요청했고 스님들이 기도를 마친 뒤 식사자리가 마련돼 있어 자연스럽게 식사 겸 반주로 이어진 것이다"고 해명했다.

또 "당일부터 행정명령이 강화된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해 이 같은 일이 빚어졌다"며 "어찌됐건 코로나19 시국에서 물의를 빚은데 대해 국민과 불자들께 참회를 드린다"고 밝혔다.

유선관 주인도 "물난리를 겪은 뒤 재오픈을 앞두고 스님들에게 간곡하게 안택고사를 요청해 자리가 마련됐다"면서 "2시간 정도의 고사가 끝나고 저녁이어서 식사를 마련했으나 갑작스레 이뤄진 방역수칙 강화사실을 미처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대흥사는 22일 법상 주지 스님 명의의 참회문을 내고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돼 국가적인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엄중한 시기에 안일한 행동으로 국민과 사대부중 여러분께 큰 실망감을 안겨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참회드린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방지를 위해 희생을 감내해온 종단의 모든 구성원들과 방역당국에게도 참회의 마음을 전한다"며 "이번 일로 실망했을 모든 분들의 질타를 겸허히 받아들여 안일했던 마음을 다잡고 출가수행자 본연의 모습으로 수행정진할 것이며 방역당국의 지침을 성실하게 이행하고 지켜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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